니콜라이 고골, <외투>, 문학동네, 2011
최근에 국에 들어온 젊은이는 다른 동료들을 따라 그를 조롱하려다 마치 뭔가에 찔리기라도 한 듯 갑자기 그만두었다. (...) 그 후로도 오랫동안 가장 즐거운 순간에 이마가 벗어진 작달막한 관리가 가슴을 찌르는 듯한 목소리로 "날 내버려둬요, 왜 날 모욕하는 거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 젊은이의 눈앞에 떠오르곤 했다. 이 가슴을 찌르는 듯한 말 속에서 "나는 당신의 형제요"라는 또다른 말이 울렸다.(p.14)
그는 앞으로 생길 외투를 늘 마음속에 그리며 정신적인 양식을 섭취했다. 이때부터 그는 존재 자체가 어쩐지 더 완전해진 것 같았고, 마치 결혼이라도 한 것 같았고, 어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 같았고, 혼자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어떤 인생의 반려가 그와 함께 인생길을 가기로 동의한 것 같았다. 이 인생의 반려는 다름 아닌 두툼하게 솜을 두고 닳지 않는 안감을 댄 바로 그 외투였다.(p.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