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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눗씨 Dec 19. 2024

책값으로 허리가 휜다

알라딘 &yes24 VIP고객이에요

우리집 ‘책만 보는 바보’에게 들어가는 책값이 한 달에 50만 원이 넘어갔다. 안 되겠다 싶어 도서관으로 아이들을 인도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도서관에 흥미를 붙이지 못했다. 우리 동네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아이들 비율이 월등히 높다. 아이들 다니는 초등학교 전교생이 1,700명이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리라. 읽고 싶은 신권은 이미 대출 중. 다른 책들은 집에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과감하게 도서관은 포기했다. 어쩔 수 없이 책을 사 읽어야 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특징이 읽은 책을 반복해서 읽는다. 기본 세 번 이상씩 반복해 읽으니 한 번 책을 사면 아이 둘이 총 여섯 번은 읽는 셈이다. 그러니 사두어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친구들에게 책을 빌려주지도 않는다. 언젠가는 또 읽어야 하기 때문에... 

이 책값을 조금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찾은 곳은 중고서점이다. 쇼핑몰에 옷 사러가면 1시간도 안돼서 지치는 우리 가족. 그러나 중고서점에서는 몇 시간도 거뜬하다. 읽고 싶은 책을 바구니에 가득가득 담으며 플렉스를 한다. 특히 시리즈로 있는 책은 중고서점이 답이다! 

새로나온 책은 중고서점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 서점을 주로 이용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매일 출석 체크, 주말 상품권, 퀴즈맞추기 등을 이용해 포인트를 차곡차곡 모아 사용한다. 우리가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서점 두 곳을 상품권과 포인트 이용 여부에 따라 번갈아 가며 사용한다. 책을 사면 아이들 책장에 먼저 전시를 한다. 그럼 아이들이 놀다가 눈에 띄는 책을 하나씩 선택해 읽는다. 아이들이 둘 다 읽은 책들은 책꽂이에 꽂히고, 아이 둘의 선택을 못 받은 책은 식탁위에도 갔다가 방바닥에 널부러뜨려졌다가 소파위에도 올라갔다하며 호객행위를 계속 한다. 그래도 선택을 못 받으면 내가 읽으며 슬쩍슬쩍 재미있는 내용을 흘려준다. 그럼 내가 읽고 있는 책을 바로 뺏어간다. 이런 호객행위에도 결국 선택을 못받으면 잠자리책이 되어 엄마 목소리로 책 내용이 전해진다. 

 


책을 사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책값이 많이 들어가고, 요즘엔 물가가 올라 책값도 많이 올랐다. 하지만 아이가 책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고 느끼고 난 후부터는 책만큼 가성비 좋은 투자는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들의 생각이 말랑말랑해지고, 깔깔 웃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행복이 책에 있다. 우리 아이가 조금더 성장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고르고 또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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