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매가 선택한 영어학원

원서로 배우는 영어

by 눗씨

첫째 아이가 영어학원 숙제를 하다 눈물을 보인다. 원래 ‘내사랑 울보’였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고 했는데 급기야 머리카락까지 뜯기 시작했다. 책상 앞에는 짧은 머리카락이 우수수 였다. 왜 그러는지 물어보자 영어 외우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원래 외우는 걸 힘들어하는 아이인지라, 영어 단어 외우기를 할 때 ‘왜 이런 단어가 나왔는지’설명해 주고, 좀 더 수월하게 외울 수 있도록 알려줬었다. 그래서 이제 혼자서도 잘 외울 수 있게 됐는데 뜬금없이 영어 단어 외우기가 힘들다고 해서 살펴봤다.

아이를 좌절하게 만든 것은 불규칙 동사 100개였다. 순간 나도 이해가 잘 안됐다. 이걸 왜 외우고 있어야 하는지... 그래서 학원 선생님에게 전화를 했다. 아이가 많이 힘들어 한다고 읍소하며 다른 방법으로 문법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선생님도 물러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이건 꼭 외워야 하는 거라고 하셨다.

처음 이 영어학원을 보내 게 된 계기가 ‘라이온 킹’‘니모’등과 같은 디즈니 책을 읽으며 아이들이 흥미롭게 영어를 공부할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문법이 들어가면서 선생님께서 오히려 욕심이 생기신 것 같았다. 그렇게 불규칙 동사 100개 이슈로 인해 학원을 그만두었다.


다시 영어 학원을 찾아 나서며 나름 기준을 정했다. 아이들이 책 읽는 걸 좋아하니 영어책을 읽으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학원을 물색해서 ‘원서로 배우는 영어’를 찾았다. 아이들이 한국어로 읽은 ‘마법의 시간 여행’등과 같은 챕터북 등으로 쉐도잉도 하고 문법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공부였다. 물론 영어 단어를 외우기는 하지만 스펠링보다 뜻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공부를 했다. 마음에 들었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 영어도 스토리로 배운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책의 주제도 다양하고 숙제도 신박했다. 동물이야기부터 그리스 신화, 행성이야기까지. 학원에선 책으로 배우지만, 집에선 책없이 오로지 음원만 듣고 쉐도잉을 하고, 음원만 듣고 그대로 써나가야 한다. 그래서 학원에서 최대한 집중해서 수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쉐도잉 녹음을 하면 선생님께 보내야 하는데 충분히 연습을 안하고 올리면 다시 올리라는 답변이 온다. 쉐도잉 자체가 숙제 완료가 아닌, 연습을 충분히 하는 것이 숙제인것이다. 또한 행성을 조사해서 PPT로 만든 후 발표를 하기도 한다. 아이는 처음엔 엄마의 도움을 받아 PPT를 만들어 보았는데, 지금은 혼자서도 잘 만들어 낸다. 영어 공부를 했는데 과학 지식까지 쌓이고 꼭 대학교에서 공부하는 듯한 느낌에 아이가 엄청 자랑스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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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한 권, 한 권 마스터한 책은 나의 차지가 되었다. 원서 읽는 게 평생 소원인 나도 아이들의 챕터북으로 원서 읽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의 실력이 느는 만큼 나의 원서 읽기 실력도 늘어서 이제 해외여행가면 함께 원서를 읽을 수 있겠다는 희망까지 생겼다. 가끔 내 해석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으면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학원에서 배운 정보를 알려주며 다시 복습도 하고, 엄마에게 영어를 가르쳐준다는 것을 엄청 뿌듯해 한다. 이보다 더 좋은 선생님이 없다. 공부가 마냥 즐거울수는 없다. (물론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하는 분들도 있지만...) 수능을 바라보고 공부하는 우리나라 아이들이 장기전으로 준비하려면 초등학생때부터 힘을 잔뜩 쥐고 공부에 질려버리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 공부도 즐겁게 책읽으며 할 수 있다면 좀 더 영어 공부가 수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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