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실력이 늘었다?
동네 엄마들이 '미라클'이라고 말하는 아이는 우리 첫째 아이다. 처음에 말했듯, 초등학교 들어갈때까지 한글도 못뗐고 2학년때 구구단도 일년 내내 연습시켜서 겨우 뗐다. 기저기떼기, 젖병떼기부터 시작해서 뭐 하나 쉬운 게 없던 첫째였고 나의 온 신경은 이 아이에게 갈수밖에 없었다. 초등1학년 상담때도 선생님은 아이가 그림색칠한 것을 쫘악~ 펼치셨다. 내 눈앞에 선들 밖으로 자유로이 빠져나간 색색이 보였다. 선생님은 아이 색칠부터 한글, 수학 공부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그때 선생님의 '인상 팍!'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초등 저학년까지 아이 상담때마다 학습적으로 안좋은 이야기만 듣게 되었고, 학교갈때마다 긴장을 너무해서 뒷목이 뻣뻣한 채로 돌아와야했다. 그렇게 선생님과 동네 엄마들에게 '못난 녀석'이었던 우리 첫째가 초등 4학년때부터 점점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수학경시 대회에 나가서 최우수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오더니 초등 6학년때는 백점을 받아 대상을 받았다. 6학년 졸업식때 받은 아이의 성적표에 '수학과 학습에 흥미를 가지고 문제를 풀며 응용력과 수리력 학습 사고력이 뛰어남'이라는 선생님의 의견을 읽었을때 감격의 눈물을 흘릴 뻔했다. 이제 동네에서 모르는 엄마들을 만나서 '누구 엄마예요.'통성명을 하면 '아~ 수학 잘하는 아이!'라며 우리 아이를 알아보았고, 친한 엄마들은 첫째 아이가 수학경시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 커피를 마시자며 비결을 물어보았다.
나도 모르는 내 아이의 성장 비결을 물어볼때마다 '어떻게 수학 실력이 쑥쑥 올라갔지?' 생각해 보았다. 그럴때마다 방향은 하나로 흘렀다. 바로, 독서! 특히 수학경시대회는 문제가 길었는데 주변 아이들을 보면 그걸 끝까지 읽지 못해서 틀리는 경우도 있었고,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아이가 특히 수학에 재능이 있어서라기 보다 문제 이해를 잘 했다고 밖에 설명이 안됐다. 아이가 수학 공부하다 모르겠다고 하면 옆에서 힌트가 되는 문제에 밑줄을 그어줬다. 그럼 아이는 그 문제를 다시 읽어보고 "아~"하며 스스로 풀었다.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아이도 모르게 점점 사고력이 생겼던 것 같다.
아이들이 수학학원도 다녀보고 영어학원도 다녀보면서 한가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자.' 였다. 수학 학원 상담을 10군데는 넘게 다녔고, 영어 학원을 세 번을 바꿨다. 대부분 선행을 어느정도 시키고, 숙제의 양, 하루 공부양 등을 위주로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문제를 많이 푸는 방식으로 초등학생때까지는 가능할 것 같았다. 물론 성실한 아이들에 한해서.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갈수록 아이가 느낄 벽이 점점 커질 것 같았다. 나도 그랬으니까. 결국엔 스스로 생각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지금도 첫째 아이의 친구들은 방학동안 중학대비 특강에 정신없이 바쁘다. 하지만 우리 첫째는 특강을 하나도 잡지 않아 집에서 빈둥빈둥 책을 읽고 있다.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나도 불안하긴하다. 하지만 실패하면 다시 맞는 방식을 찾아서 가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다. 그렇게 초등학교 마지막 방학, 우리 아이는 문제집 대신 책을 열렬히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