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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Feb 13. 2016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이겨낸 배트맨

배트맨 비긴즈 (배트맨 시리즈 1)


'추락하면 올라올 길을 찾으면 돼.'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를 보면서 이렇게 멋있게, 배트맨을 그려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의 인간이 자신의 과거(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영화가 백미라는 것을 느꼈다.


배트맨 즉 브루스 웨인은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의 삶에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이다. 어린 시절, 박쥐 동굴에 빠지게 되어, 박쥐에 대한 공포를 가지게 된다. 그 이후, 브루스는 그의 부모와 오페라 극장을 찾아 간다. 그 오페라에서 박쥐와 관련된 장면이 나오고, 어린 브루스는 그것을 버티지 못하고 부모에게 집으로 가자고 한다. 브루스와 그의 부모가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강도가 나타나 브루스의 부모를 총으로  사살해버린다.  그 사건이 있은 후, 브루스 웨인은 자신의 과거에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그 이후, 성인이 된 브루스는 자신의 부모를 죽인 범죄자의 재판에 가게 된다. 손에 권총을 들고, 그에게 복수를 하려한다. 그러나, 브루스의 부모를 죽인 범죄자는 팔코니(당시 고담시의 범죄의 왕)의 부하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그리고, 브루스는 팔코니를 찾아가 자신이 죽일 사람을 왜 죽이냐 묻다가 팔코니는 브루스에게 말한다. '모르는 세계는 두렵지'... 그 이후 브루스는 자신의 공포를 제어하기 위해 세상을 돌아다닌다. 그리하여, 범죄에도 가담하고, 악인을 심판하려고도 한다. 그 후 브루스는 라즈알굴 즉 듀커드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공포를 대면하는 것


그 동안, 브루스는 자신의 죄의식과 공포를 외부 세계에서 찾으려고 했다. 사실, 팔코니가 말했듯이, 공포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을 일그러트리고 두렵게 만드는 것은 인간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브루스와 듀커드(라즈알굴)은 모두 과거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슬픔이 있고, 그 슬픔을 억누르다, 분노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달랐다. 듀커드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세상에 대해 복수를 하려고 하지만 브루스는 그 세상을 구원하려고 한다. 듀커드의 경우, 범죄에 대한 관용은 세상을 더욱 타락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브루스는 세상이 아무리 타락했어도 그 속에는 세상이 다시 좋게 바뀔수 있다는 주장한다. 비록, 두사람의 결론이 다르게 났지만, 듀커드 즉 라자알굴은 브루스의 정신적 스승이라고 볼 수 있다. 듀커드는 브루스에게 공포라는 것은 자신의 내부에 있다고 말한다. 내부에 있는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은 그것을 대면하고 인정을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죄책감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인정할 때, 한 사람은 자신의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듀커드와 브루스는 서로의 과거를 받아들이지만, 한 사람은 복수를 선택하고 또 한 사람은 사회의 정의를 택하게 된다. 이 둘은 범죄자들을 심판핼 때, 응보형과 목적형으로 나뉜다고도 볼 수 있다. 듀커드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처럼, 자신이 받은 것을 똑같이 되갚아 준다는 의미이다. 즉 이것은 복수로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또다른 복수를 낳게 되는 것이다. 듀커드의 마음도 이해가 되는 것이, 그동안 인간을 심판하는 것은 신의 일이였고, 근대 국가에 와서, 국가가 그것을 대신하는 것이였다. 그러나, 국가는 모든 범죄자들을 처벌하지도 못하고 이와 더불어, 오히려 범죄자들을 풀어주는 사태까지 일어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듀커드는 이런 세상에 대해 실망을 했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일은 자신과 브루스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브루스의 경우, 그는 폭력을 위한 폭력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는 사회의 정의를 위해 폭력을 쓰고, 어떤 범죄자라도 죽이지를 않는다. 이것은 브루스의 신념이며, 배트맨의 존재를 다른 존재들과 다르게 만드는 것이다. 브루스는 자신의 힘을 사회를 만드는데 사용한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라즈알굴과 배트맨은 서로를 상징적 존재로 인간을 초월하는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라즈알굴의 경우, 영원히 존재하는 흑막의 느낌이고, 배트맨도 초인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듀커드와 브루스의 마음 속에 있는 상징을 외부로 보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듀커드와 브루스는 비슷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듀커드는 악당이 되었고, 브루스는 영웅이 되었다. 그것의 차이점을 만든 것은 바로, 배트맨이 지키는 도덕적 규율이 있기 때문이다. 폭력을 쓰고 바로 잡지만, 절대로 누군가를 죽이지 않는 다는 것이 바로 배트맨의 도덕적 규율이다. 이 규율은 배트맨을 범죄자들과는 다른 존재로 만드는 장치이다. 만약, 배트맨이 자신의 부모를 죽인 범죄자를 죽인다면, 배트맨과 그 범죄자의 차이점을 무엇이라고 설명하겠는가? 이 도덕적 규율은 어떻게 보면 편집증적인 면을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규율이 있기 때문에 배트맨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배트맨의 신념이며, 이 도덕적 규율이 배트맨의 존재의 시작이며 마지막이라는 것이다. 브루스 웨인은 인생의 끝을 보고 온 사람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슬프고 힘든 과거가 있더라도, 그것에 매몰되지 않고, 절망 속에서 다시 나올 길을 찾는다는 것을 우리에게 암시해 준다. 세상이 힘들고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그것을 빠져 나올 길은 언제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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