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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Mar 03. 2024

평상심(平常心) 이해인 수녀


해인 글방에 가면 신영복 선생님이 써주신 평상심(平常心)이라 글씨가 걸려있다고 한다.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를 평범한 일상을 보냄으로써 우리는 비범한 희망을 얻는 거라고 했다. 감사일기를 쓰기 전에는 미처 몰랐다.



주어지는 하루하루가 당연했고 가족들이 내게 따스하게 대해주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만과 자만이 들어간 그릇된 생각이었다.


이 세상에 소풍 나온 우리는 지상의 순례를 마고 돌아가야 하는 끝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끝없이 무한한 줄 알고 희망을 노래하며 고난과 역경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거부한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데 말이다.




이해인 수녀님의 책을 읽으면 마음이 참 따스하고 위로받게 된다. 몇 년째 아프신 엄마 그리고 그 엄마를 간병하시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우리 부부가 사는 모습을 떠올리며 다그치지 말고 서로 위해주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그러다가도 또 금세 잊혀 아옹다옹 다투고 만다.


그저 젊다는 이유만으로 끝없이 희망을 노래하며 욕망을 드러냈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그릇과 몫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교도소에 자주 찾아가시는 이해인 수녀님은 그들에게 찾아가서 해주시는 말이 있다. 죄에 대해 묻거나 세상을 가르치는 일이 아닌 그저 주어진 삶을 자포자기하지 말라고 용기를 건넨다고 한다. 사실 당장 내일 벌어지는 일이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모르니 지금 반성하고 견디면 그 시간이 바탕이 되어 미래가 바뀔 수 있다고 말이다.


힘들게 견뎌낸 시간은 나를 세울 수 있는 바탕이 되어 미래를 바꿀 수 있으니 쉽게 낙망하지 말고 당부한다고. 나도 참된 일이 없고 실패하고 이용당하고 버려진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니 사람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하루를 흥청망청 쓰고 있지는 않은지 그 시간이때로는 눈물겹고 숨쉬기 힘든 날일 수도 있지만 그 시간을 잘 살아내면 조금 앞으로 나아가 있다. 아픈 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이때 쓰는 말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금 지내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 갈팡질팡 순탄한 길이 아닐지라도 매일 하는 평범한 일들이 새로운 나를 맞이하는 희망이다. 평상심을 갖고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 보자.



오늘 내게 귀한 하루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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