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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Nov 15. 2023

문장 공부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쇼펜하우어의 소품집




1. 원문장 -  쇼펜하우어 소품집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인간을 길들이는 모든 기술은 명예욕을 일깨우고 북돋워 주는 데 중점을 둔다. 하지만 여기에서 다루는 개인의 행복에 관한 관점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다. 실제 경험으로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은 타인의 의견을 중시하고, 자신의 의식 속에서 당장 일어난 일보다 자신에 대한 타인의 의견에 가장 높은 가치를 매긴다. 이에 따라 자연의 질서를 거슬러 타인의 생각을 자신의 실제 생활과 결부시키고, 실존적 부분을 그저 관념적으로 보면서 파생된 것과 부차적인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고, 자기 마음속 본질보다 타인의 머릿속에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에 더 신경을 쓴다.



이렇게 우리는 직접적으로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마치 직접적 가치를 지닌 듯 여기는 어리석은 행위를 '허영'이라고 부른다. (중략)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서 가장 신경 쓰는 일은 다른 이의 생각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인간의 걱정과 두려움의 절반은 타인에 관한 생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자주 상처를 받고 병적으로 너무 예민한 자존심은 허영과 오만불손함은 물론이고, 과시욕과 허풍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런 걱정과 집착만 없다면 사치는 지금의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다. 


모든 자존심, 체면 문제, 완고함은 그 종류의 범위가 다르다 해도 걱정과 집착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희생을 요구하는지! 










2. 나의 문장



인간이 하는 일은 나를 위해서 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가족을 위해, 타인을 위해 행동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며칠 전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에서 공익캠페인의 음성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왜 멈춰서 계십니까?"

"왜 기다리십니까?"

라는 여자 성우의 음성이었다.


우리는 모두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속에서 배운 것들을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된다. 


약속한 것처럼 신호등에서 빨간불이 켜지면 멈추어 섰고, 초록불이면 엑셀을 밟아 자동차를 운전하는게 자동차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횡단보도에 서 있는 사람들도 당연히 빨간불이면 멈춰섰고 초록불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바뀌면 건너는 것처럼 말이다.



신호등이야기는 우리의 윤리의식에 중점된 이야기다. 요즘 걱정되는 것은 자동차 과학기술의  발달로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당연히 기억장치에 입력시키겠지만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주행하기 때문에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하긴 사람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들을 보면 가끔 AI 인공지능이 믿음직스러울 때도 있지만 머리속에 자꾸 멤돌게 한다.



다시 쇼펜하우어의 문장으로 돌아와서 내게 가장 기억되는 부분은 다른 사람의 의견에 치중하여 내 의견을 묵살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당연히 내 의견이 특별하지 않을 때는 묵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때문에 내 의견을 내기보다는 타인의 의견이 더 옳다며 따라가는 일도 있다. 그러면 순간 나 자신은 묵살된 의견보다는  자신이 어떻게 타인에게 비춰지는지만 더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서 가장 신경 쓰는 일은 다른 이의 생각과 의견을 눈치보느라 내 체면도 자존심도 벗어던지고 희생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신경쓸 시간이 있으면 내 내면의 불안에서 오는 걱정과 두려움의 문제가 어디에서 오는지 살펴서 알아차리는 게 우선이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내가 원하는 일인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인지 묻고 또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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