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른들은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는 어머니로 표현하면서 부모 가르침을 온전히 받아야 훌륭한 인격체로 자란다는 말을 많이 하셨습니다.
이런 글은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도 나와 있습니다.
어렸을 때 엄한 규율을 배어 몸에 익혀야 하는데 그게 어머니의 사랑이 없으면 균형이 맞이 않는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버지의 역할은 엄하고 사회생활을 많이 했으니 규율과 규칙에 대해 더 잘아니 아버지가 그 부분을 담당하고 어머니로부터는 정서적 안정을 받아 골고루 성장해야 한다는 게 요지입니다.
성역할로 나누어 이야기하자는 게 아닙니다.
아버지가 자애로울 수 있고 엄마가 엄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균형입니다.
두 가지의 교육방식을 한사람이 온전히 다해낼 수 있다면 그건 너무 좋지요.
그러나 두 가지를 잘 해내는건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전형적인 교육방식을 담은 이야기가 <초록지붕집의 앤>에도 있습니다.
매슈는 자애롭고 마릴라는 엄합니다.
다음은 초록지붕집의 앤에 나오는 글입니다.
매슈는 마릴라의 말을 빌리면 그는 앤을 망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런 방식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가끔은 작은 칭찬이 세상의 온갖 훌륭한 교육만큼이나 좋은 효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초록지붕집의 앤 24. 스테이시 선생님과 학생들의 발표회 준비 중에서
앤, 낭만을 다 포기하진 마라. 조금은 남겨둬도 괜찮을 거야. 지나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간직하렴.
초록지붕집의 앤 28. 불행한 백합 아가씨 중에서
주말부부를 하면서 아이를 키울 때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혼낼 때는 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고 마음을 어루만져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것도 느끼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감정이 빨리 치유되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마릴라 같은 교육방식이었습니다.
규율과 규칙은 지켜야 한다,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그래서 다소 엄하게 키웠습니다.
저한테 부족한 부분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마릴라도 앤에게 그런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지요.
하지만 매슈는 앤에게 무한한 사랑을 베풉니다.
매슈로 인해 마릴라의 교육방식이 살아남고 가치 있어지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앤은 매슈의 사랑에서 편안함과 행복을 더할나위 없이 느끼죠.
매슈는 어떻게 앤과 소통하고 사랑하면서 앤을 교육했을까요?
첫 번째는 귀 기울여 경청해 주기
매슈는 언제나 앤의 이야기를 말없이 조용히 들어줍니다.
그리곤 웃어주죠.
이 경청을 잘해야 아이들이 사춘기 때도 아이들은 자기 이야기를 잘하겠죠.
성심껏 들어주는 매슈 아저씨 덕에 앤은 미음껏 이야기하고 상상하며 꿈을 키워나갑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잘하면 사춘기도 잘 넘길 수 있고 성인이 이후에도 부모 자식 간에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서로 친밀해질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매슈 아저씨가 앤이 실컷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아이가 말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귀담아 들어주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관심
매슈의 사랑이 빛을 발한 건 퍼프소매가 있는 옷을 선물한 것입니다.
앤은 퍼프소매가 있는 옷을 갖고 싶어 하지만 마릴라는 실용적인 평범한 옷을 선물합니다.
앤은 실망하지만 마릴라의 말에 다시는 퍼프소매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런 걸 모르고 있던 매슈는 어느 날 앤이 친구들과 다른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근데 그게 왜 다른지 처음에는 몰랐습니다.
매슈는 그런데 관심이 없고 여자들과는 말도 하지 않는 아주 내성적인 성격이었기 때문에 알기가 더 어려웠지요.
아이들이 가고도 몇 시간을 고민한 끝에 그게 퍼프소매라는 걸 알고 옷을 사러 갑니다.
매슈는 여자와 대화를 못하는 사람인데 그걸 무릅쓰고 가게에 가 옷감을 사 옵니다.
물론 가게에서도 처음에 말을 못 해 엉뚱한 물건을 사 오는 에피소드도 있지요.
어쨌든 옷감을 사 와 린드부인에게 옷을 만들어달라고 하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줍니다.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옷을 받은 앤은 얼마나 기뻤을까요?
앤의 기쁨은 둘째치고 저는 매슈아저씨의 섬세한 마음에 감복합니다.
무뚝뚝한 아저씨가 무엇을 갖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는데도 아이들과의 차이를 발견하고 그것을 선물하는 건
멋지지 않나요?
선물이란 바로 그런 거 같습니다.
상대방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주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을 주는 것이지요.
그건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고 관찰입니다.
관심과 사랑이 없으면 절대로 감동 있는 선물을 주지 못합니다.
무엇을 좋아하는 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싫어하는 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그런 걸 알고 마년 그 다음 길이 보입니다.
세 번째는 응원하기
매슈는 언제나 응원합니다.
발표회에 갔다 왔을 때도 매슈는 칭찬을 합니다.
때로는 작은 칭찬이 더 좋은 교육 효과를 가져온다고 하지요.
그리고 물에 빠져 익사 사고를 당할 뻔했을 때도 매슈 아저씬 낭만을 포기하지 말고 조금은 간직하라며 응원해 줍니다.
교육을 할 때 잘못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 만 그에 못지않게 무언가 잘한 점을 칭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잘못했을 때도 의기소침하지 않게 기운을 북돋아주는 것 그래야 잘못을 딛고 더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겠지요.
나의 교육
저의 교육방식에 부족한 점이 매슈아저씨와 같은 사랑 표현이었습니다.
교육방식에 부족한 부분이 서로 다르겠지요.
앤을 읽으며 저는 매슈아저씨의 경청. 관심, 응원하기를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규율과 규칙을 가르치는 게 안될 수도 있습니다.
가끔 과잉 사랑으로 삐뚤어지는 아이들을 마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랑 못지않게 마음 아프지만 따끔한 훈육도 필요합니다.
요즘은 따끔한 훈육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사랑이 담긴 강약의 교육 기술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부족한 교육방식이 무엇인가요?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 부족한 부분을 내가 고쳐서 채워줄 수 있고 또는 타인이나 다른 가족이 채워 줄 수 있습니다.
교육이란 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살면서 더 많이 배우게 됩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 속에서 배우게 하는 것.
나의 부족분을 채워줄 수 있는 교육을 생각하며 균형 있게 교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 나의 교육은 어떠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