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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만여우 Oct 15. 2024

선생님이 내게 준 선물

내 인생의 선생님

오늘은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앤은 새로 오신 스테이시 선생님을 만납니다.

다음 글은 스테이시 선생님에 대한 짧지만 강한 인상을 주는 문장입니다.



스테이시 선생님은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정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아이들의 가장 좋은 장점을 찾아내주는 훌륭한 재주를 가진 밝고 동정심 많은 젊은 아가씨였다.


                                   <초록지붕집의 앤> 24. 스테이시 선생님과 학생들의 발표회 준비 중에서



새로 부임한 스테이시 선생님은 아이들의 좋은 장점을 찾아내주는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좋은 장점을 찾아내준다. 

너무 멋진 말이지요.

우리가 갖고 있지만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내 안의 장점들을 나타낼 수 있도록 한다니.

멋지지 않습니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찾아내준다고 합니다.

나다움과 나를 표현하도록 하는 거지요.

그 말속에는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그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이를 가르친다고 생각하지요.

아이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 여러 상황과 삶 속에서 스스로 터득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기다려주고 격려만 해주면 됩니다.

가끔씩 제가 저지르는 실수 중에 하나가 가르치려 하고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스테이시 선생님을 표현하는 문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옛날 중학교 시절 국어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무섭기로 소문난 선생님이었습니다.

근데 그 선생님은 수업 시작하기 전에 우리에게 눈을 꼭 감으라고 하셨습니다.

시 한편씩을 읽어주시고 난 후 잠시 눈을 감고 시의 여운을 느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눈을 뜨라고 하고 수업을 진행하셨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였다가 수업시간에 접한 세계는  경이로웠습니다.

그렇게 김소월을 만났고 그의 시를 좋아해 김소월의 시를 외웠고 조지훈 시인을 만나고 박목월 시인을 만나고 우리나라 명시들을 만났습니다.

시란 이런 것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업 덕분에 문학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책을 더 많이 읽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섭다기보다 많은 영감을 주는 선생님으로 수업시간이 기다려졌습니다.

오늘은 무슨 시를 읽어주실까?

나지막한 소리로 읽어주시는 선생님의 목소리

그 수업 덕분에 많은 책을 읽게 되었으니 저에겐 멘토 같은 선생님이시죠.

누군가에겐 무서운 선생님이었지만 저에겐 고마운 선생님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고전문학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분도 무섭기로 소문난 분이셨죠.

선생님은 고전문학을 매 수업마다 한편씩 외우게 하셨습니다.

외워지지 않는 시를 외우느라 고생했지만 외운 덕분에 고전 문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또 한분 기억나는 선생님이 계십니다.

고등학교 시절 미술 선생님이십니다.

선생님은 우리를 한 달에 한 번씩은 갤러리에 가도록 했습니다.

어떤 갤러리에 가던지 가서 관람하고 팸플릿을 가져오고  사인도 받을 수 있으면 받아오는 게 숙제였습니다.

그래서 몇십 년 전에  갤러리를 많이 다녔습니다. 

지금이야 갤러리에 가는 게 흔하지만 그 당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덕수궁과 백화점, 인사동으로 그림을 보러 다녔습니다.

처음엔 가서 팸플릿만 가져오는데 급급했는데 자꾸 다니다 보니 그림을 보게 되고 작가도 알게 되고 그림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 시간이 없었다면 제가 그림을 좋아했을까 싶습니다.

어릴 적 선생님은 제가 살아가는 데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선생님을 만나길 바랍니다.

그리고 좋은 선생님이 많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러나 요즘은 옛날처럼 선생님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직업인으로서의 교사는 있지만 스승으로서의 선생님은 없다고 얘기합니다.

그렇게 되게 만든 건 누구일까 생각해 봅니다.

선생님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할 수 있는 게 점점 줄어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많은 민원으로 선생님들은 수동적인 교육을 하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그래도 많은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연구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자신이 장점을 발현하도록 일깨워주는 많은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오늘은 선생님들을 생각해 보는 하루였으면 합니다.

우리도 삶에서 누군가의 선생님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학교 현장에서 사회에서 누군가의 선생인인 우리들을 응원합니다.

내가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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