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로운 숙소로 옮기는 날.
폰독 프라펜 하우스라고 구글 평점이 꽤 좋았던 곳을 잡아두었다.
하지만 평점이 좋은 것에 비해 위치가 너무 외진 곳에 있어 뚜벅이인 나에게는 요가원이나 중심가를 다니기가 힘들 것 같아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두려움은 작건 크건 간에 수시로 찾아오나 보다라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https://maps.app.goo.gl/Bn97VowLeFsi2uoQ6
(문제의 숙소)
힘들게 택시를 타고 끙끙대며 짐을 옮겼더니… 불안한 마음이 현실이 되었다.
호스트가 1/1~1/5까지의 예약을 더블부킹을 해버린 것이다.
나는 현장에서 돈을 지불하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에서 시스템 상 선지불을 하고 예약한 사람에게 우선권이 있었다.
상의를 탈의한 호스트가 온갖 내 정보를 다 적게 하고, 여권 정보까지 적을 때부터 맘에 들지 않았는데,
한참 후 뭉그적거리며 호스트의 아들이 나타나더니 내 예약을 받아놓고는 까먹고 다른 플랫폼으로 예약을 받아버렸다며 변명을 해댄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채, 성가시게 되었다는 표정을 짓는다.
이렇게 황당하고 분통 터질 수가….
지금은 크리스마스~new year holiday로 발리가 터져나가는 시기라 괜찮은 숙소들은 이미 풀부킹 상태이다.
그 주변은 너무 시골인지라 겸사겸사 다시 시티 쪽으로 알아보려 했지만, 가뜩이나 혼잡한 시기에 당황스러워 굳어버린 머리까지….
쉽게 대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기존에 묵었던 ku guest house를 비롯해서 몇 군데 평이 괜찮아 보이는 게스트하우스들까지 전화를 해봤지만 모두 이미 예약이 다 찼단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나를 이 꼴로 만든 당사자에게 의존해 보기로 한다. (더럽고 치사해도 길바닥에 나앉을 수는 없지….)
이 주변의 방을 한참을 알아본 후, 1/1 이후 2군데를 나누어 지내도록 예약을 잡아주었다.
별 수 없다. 좋게 생각하면, 차 타지 않고 짐만 옮기면 되는 것이니 크게 번거로울 일도 아니다. (아니.. 번거롭다 ㅠㅠㅠㅠㅠ)
여기를 막상 와보니 화장실도 마음에 들지 않고, 전기포트, 전자레인지도 없다. 이것 저것 흠을 잡게 된다.
'그래. 다른 곳 많이 경험해 보고 좋지~!!!! KU Guest house가 좋은 거였어 ㅠㅠㅠㅠ'
그래도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면 이쪽으로 위치를 옮긴만큼 우붓의 다른 지역들도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
집 근처에 7분 거리에 정말 싸고 괜찮은 식당도 발견했다.
https://maps.app.goo.gl/9ey2EhqmasUaQSg46
하지만 다시 밤이 되자 모기와 찌짝은 또 왜 이리 많고, 나는 또 왜 이리 적응이 안 되는가…ㅠ
여행의 중반을 넘기며 찾아온 고비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