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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늦여름 피어 오른 꽃 Oct 15. 2023

[발리 한 달 일기 12] 새로운 시작 (요가원,숙소)

심각하게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춤추고 즐기고, 흘려보내라

얼마 전 폰독 프라펜 게스트하우스의 더블부킹의 사태(https://brunch.co.kr/@mint0820/21)로 인해 오늘 하루만 묵도록 그들이 알아봐 준 곳으로 짐을 옮겼는데, 나에게 알려준 곳이 예약한 집이 또 아니란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알아보니 알려준 곳이 아닌, 다른 옆집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오늘 이후, 연이어 지내도록 예약해 준 게스트하우스에는 제대로 예약이 되어있는지 확인하러 가보았다. 그런데 오늘 하필 오늘만 안된다던 이 집이 오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럴 거면 뭐 하러 힘들게 하루 만에 옮기나 싶어, 그 전집에 양해를 구하고, 이 집에서 쭉 지내도 되겠는지 물어보았고 가능하다고 답을 받았다.


그렇게 정리가 되나 싶더니, 또 폰독 프라펜 직원이 찾아왔다. 자기도 본인의 사장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전화기를 건네받아보니… 나를 이 상황으로 몬 '카디(폰독 프라펜 아들)'가 마음대로 예약을 바꾸면 어쩌냐고 나에게 따지러 전화한 것이다.

여차저차하여 미안하게 되었다며 (예약을 잘못해준 그가 더럽고 치사하지만) 카디에게 사과를 한 후, 전 집에 다시 한번 양해를 구하고 여기서 쭉 지내는 것으로 했다.   


결론적으로는 나는 지금 이곳 darba guest house에 있다.

https://maps.app.goo.gl/agLumPM3aw5iPbHU8




하지만 오늘 하루는 꽤나 만족스럽다.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이 좋다며 쉽지 않은 하루를 보낸 나를 다독여본다.  


우여곡절 끝에 머물게 된 집은 새옹지마라고, 전에 묵기로 했던 폰독프라펜보다 훨씬 쾌적하고 지내기 좋고 (여긴 찌짝도 개미도 없다! 공간도 더 넓고 깨끗하다. 심지어 시내와도 5분 정도 더 가까운 듯하다)

Darba에서 매일 아침을 먹던 자리

폰독 프라펜 직원이 스쿠터를 태워줘 내 인생 처음 스쿠터를 '뒤에 타보는' 경험도 했다. 자전거도 못 타니와 당연히 스쿠터 운전도 스스로 못하는 나에게는 신기한 경험이다.


게다가 평이 좋은 마사지 집을 찾았는데, 묵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와도 가깝고, 예약하기 어려운 곳인데 가자마자 마침 시간이 맞아서 마사지도 바로 받았다. 무엇보다 지압이 진심인 곳이다.

감동한 나는 우붓을 떠나는 날까지 남은 날들을 연속 예약을 걸어두고 왔다.

(*Nusa therapy:https://brunch.co.kr/@mint0820/20)


그리고는 마치 태국사람인 양 발리에서 태국 음식을 그리워하던 나에게 단비 같은 레스토랑을 발견했고, 나의 최애 얌운센과 깡끼완을 먹었다. 행복이다. 혼자 두 그릇 뚝딱…!

나는 태국인이었던마냥 왜 이 음식이 그리웠던걸까

커피 맛집도 찾아 가뜩이나 부른 배에 카푸치노를 추가로 밀어 넣어보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하게 되는 맛집이었다. (*Sunny Coffee : https://brunch.co.kr/@mint0820/19)

한국에 돌아가면 누구에게 어떤 선물을 줄지도 좀 생각해 보고, 계획한 대로 사서 들어왔다. 만족스럽다.

Sunny coffee는 역시 커피맛이 좋다.


특히 숙소를 옮기며 Radiantly alive로 어제부터 요가센터를 옮겨 듣는 중인데, 수업 스타일은 훨씬 나에게 맞는 것 같다.

https://maps.app.goo.gl/LuheNKTtuMUHGLJS6

뭔가 화려함이 덜하지만 겉멋이 들지 않은 티칭 스타일이랄까… 어쩌면 한국 스타일과 더 가까워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빈야사 수업을 들었는데 눈을 감고 음악에 맞추어 마음껏 춤을 추고 몸짓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팔다리가 제각각 놀아도, 날 보는 이 없으니,(나만 눈감은 거 아니지?) 마음껏 자유로워지자 싶었다.

부끄럽기도 하고 적응은 잘 안되었지만, 70%는 자유롭게 해낸 듯 하다!

나에게는 조금 더 편안했던 Radiantly Alive의 요가 분위기

요가원에서는 스웨덴 남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매년 이렇게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살아본다고 했다. 어찌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돈과, 시간과 준비가 꽤 필요한 일이지만, 나도 나의 여행이 지금까진 만족스러운가 보다. 그 사람의 말이 부러운 걸 보면.


생각해 보면 Working Anywhere만 정말 가능해진다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특히 시차가 별로 나지 않는 도시들의 경우는) 살아보고 누려보고, 견문을 넓혀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우리나라는 시기상조이려나?


여행 중반부터 일이 꼬이나 싶다가도, '그래…. 인생 뭐 있나. 좋게 생각하자.' 

어제 요가에서 뽑았던 카드처럼 '심각하게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춤추고 즐기고, 흘려보내라.'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즐기는 맘으로 조금은 가볍게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보는 밤이다.

 

요가원에서 뽑은 카드 Dance with Ganesh.  그래...! 심각해지지 말고 흘려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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