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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아트 Sep 01. 2024

질문하라! 이것이 그림과 친해지는 비밀이다.

프롤로그

  질문을 잘하지 않는 우리나라 국민의 성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 에피소드를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 아실 거예요. 좋은 질문을 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좋은 질문, 나쁜 질문이라는 구분을 떠나 어른 세대들은 질문을 쉽게 할 수 있는 교육환경에서 자라지 못했고, 지금의 학교 교육 현장도 그리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질문’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미술 교육에서만큼은 ‘엉뚱한 질문’에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그리거나 만드는 표현활동뿐만 아니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감상 활동 또한 어렵다고 느끼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그래서 미술은 특정한 능력과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작품 감상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활동 중의 하나입니다. ‘표현’에서 타고난 능력의 차이가 발생한다면 작품을 보고 느끼는 능력은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질문을 통한 그림 감상법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림 감상은 단순한 예술적 즐거움을 넘어 자기 성찰, 창의성, 상상력, 비판적 사고, 그리고 문화적 이해를 증진하는 중요한 교육적 도구입니다. 그림 감상 교육에는 여러 방법과 이론이 있지만 저는 질문이 최고의 그림 감상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무드』의 저자 마빈 토케이어는 '질문하라! 이것이 오천 년 유대 교육의 비밀이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질문하라! 이것이 그림과 친해지는 비밀이다’라고 바꾸어 말하고 싶습니다.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 떠오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 작품을 마음속에 오래 남게 합니다. 그림 감상은 '감동과 이해의 통합을 즐기는 일'입니다. 그림 감상 교육이 미술 사조나 화가에 대한 정보, 작품 제목을 알려주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작품에 표현된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음미하고, 이해하고, 감동하며, 즐길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저는 김혜경의 『하브루타 부모 수업』에서 그림 하브루타를 처음 접하고, 이것을 자녀 교육과 학교 수업에 적용해 그 놀라움을 직접 경험하였습니다. 하브루타의 질문과 토론 활동을 그림 감상과 융합하여 누구나 쉽게 그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고, 배경지식이 없어도 즐겁게 그림을 즐길 수 있는 명화 하브루타의 효과를 전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본문에서는 그림 감상 교육의 중요성과 감상 활동에 하브루타가 왜 필요한지를 밝히고, 하브루타 수업 모형에 대해 알아봅니다. 서양의 명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명화 하브루타 사례를 미술 수업, 미술 캠프, 교사동아리, 가족 하브루타 등으로 나누어 실어 실제 진행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다양한 각도에서 도움을 드리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하브루타의 범위를 미술의 다른 영역뿐만 아니라 통합예술교육까지 확대해 확장의 가능성도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질문의 시대에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인공지능 챗봇을 이용한 명화 하브루타 사례를 통해 인공지능 챗봇의 한계와 도전과제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여정을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저의 명화 하브루타 경험담이 아는 것이 없어도 즐겁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고, 함께함으로써 그 감상의 의미가 더 풍부해지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사례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림 감상에 정답은 없습니다. 그림이 화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관객인 우리니까요. 저는 이 책이 그림 감상을 어려워하는 분, 그림 감상 활동을 자녀 교육에 적용해 보고 싶은 부모님, 감상이 지루한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질문으로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림의 세계를 더욱 넓게 경험하고 그림과 친해지는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부모라면 유대인처럼』에 첫 미술수업 시간 자주 인용하는 글이 있습니다.      


‘지식은 '예술'이라는 한쪽 날개를 달아야 날 수 있다. <중략> 예술에서 활용하는 상상의 도구들은 인문학은 물론 과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교육의 목적은 모든 학생이 화가이자 과학자, 음악가이자 수학자, 무용수이자 발명가로 사고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으며, 자신의 분야 밖에서 소통할 수 없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양과목과 과학 과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게 유대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천재들의 생각 방식을 분석한 베스트셀러 『생각의 탄생』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루트 번스타인 부부의 말이다. 이들은 수백 명의 과학자, 수학자, 예술가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분석, 예술 관련 취미가 있어야 창조적인 사람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이들 부부가 자녀들을 키우면서 가장 신경 쓴 점은 다양한 예술 수업을 듣도록 하는 것이었다.’     


  경쟁과 입시 위주의 대한민국 교육 현실이 바뀌어 미술 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말로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기를, 좋아하는 그림과 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오늘도 간절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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