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의 투병일기
“엄마가 죽으면 나는 어디 타?”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던 아이의 느닷없는 질문에 순간 당황했다.
엄마가 당황한걸 아이가 느꼈는지 질문을 쏟아냈다.
엄마가 죽으면 내가 119 아저씨한테 전화를 걸어서
어어
뭐라고 말해야 해?
엄마가 죽어서 삐뽀삐뽀 타면 나는 어떻게 해?
나도 같이 타?
나는 어디에 타?
구급차 아저씨 따라가?
......어?
엄마 치료 다 끝났어.
이제는 엄마 쓰러질 일 없어.
왜 그런 걱정을 해?
걱정 마. 걱정 말고 어여 자자.
다 지난 줄 알았던 기억들이 다 되살아나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엄마가 잘못될까 봐 불안해했던 아이.
아이의 분리불안이 끝나지 않고 여태 같이 온 것일까.
아이를 재우고 책장 앞으로 갔다.
두고두고 다시 보려고 소장해 둔 책을 꺼내 목차를 폈다.
259페이지.
살아있는 모든 것이 기적이고 축복이라는 저자의 한 마디가 가슴을 울린다.
다음에 또 아이가 불안해하면
꼭 이렇게 답해줘야지.
엄마는 살아있어.
우리 오늘 더 사랑하며 건강하게 잘 지내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