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손가락
장지 가는 길
새해 동이 붉게 트는데
각자 다른 슬픔들이 덩그러니 앉아있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원망이 사라지고
슬픔이 차오른다
눈물이 차오른다
꾸벅꾸벅
눈을 뜨니
어느새 반짝
여기는 하얀 눈의 세상
버스 짐칸을 열고
슬픔들이 모여
영차,
아빠의 미련을 내린다
못난이 손가락
가장 아팠던 못난이 손가락이 떠났습니다.
드러나면 부끄럽고 숨겨도 아팠습니다.
눈 덮인 땅에 조용히 묻어줍니다.
이젠 더 이상 그 때문에 아프진 않겠지만
그 자리에 새손가락이 생겨나진 않을 테지요.
보이지 않는 흔적으로 고스란히 남아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