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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한 달 살이 돌아온 소회

by 권영은

한 달 살기하고 막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방콕 상공은 파랗더라고요. 아침 8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전날부터 바지런을 떤 탓에 자다 잠시 깨다 또 자며 왔습니다.

마지막 날 냉장고 털며 한식이 그리운 아이 친구네 초대해 짜장밥 먹었습니다. 설날엔 새우전, 버섯 전, 김치전 해 먹고 가져온 레토르트로 된장찌개, 고사리육개장, 미역국, 닭볶음탕, 떡볶이까지 해 먹고도 성에 안 차는지 출발 전날까지도 한식이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는 깨끗한 공기,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공항 정수기물 수하물 캐리어의 앞 보호대까지 별게 다 좋아 보입니다. 출국장 꽈배기 냄새는 왜 이리 고소한 지, 리무진에서 바라본 바다가 어찌나 좋은지, 노을마저... 짜오프라야강에서 미세먼지 속 노을에서도 우린 좋아하긴 했는데, 더욱 좋네요!

유심을 바꾸자 현지 번호로 바로 부모님께 전화도 합니다. 아이는 “모든 게 한국어야!” 신나 합니다. 20인치 여행 가방 끄는 로망을 실현 중인 아이는 퍽 즐거워합니다. 리무진 타자마자 방콕 떠나기 전에 계획한 대로 단골 치킨집에 연락합니다. 반반 이요! 집에 오자마자 꺼내먹고는 우와! 남편은 “치킨무가 이리 꽉 찬 맛이었어?! ”합니다. 전 왕랑시장의 할랄 치킨이 더 맛있긴 했습니다.


여행가방 한가득 거실에 펼쳐집니다. 오랜만에 와보니 거실등도 안 되고 뭐 이상합니다만, 내 집이 좋습니다. 가져온 과자 있지만 우선 한국 과자를 꺼냅니다. 슈퍼에서 눈 질끈 감고 지나친 한국과자들. 막상 먹어보니 그리 맛있진 않습니다.


기념품 보다 냄새나는 옷들 세탁기에 우선 넣습니다. 음식짐을 정리하려 보니 한 달 방치된 냉장고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사온 커피도 가득인데 넣으려면 서랍 정리부터. 대청소 각입니다.

그래도 집이 좋네요. 어젠 33도에 분명 땀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고 와서 수영했는데, 오늘은 영하 5도라 녹지 않은 눈 보며 빙판길 조심히 걸어 집에 왔네요. 보일러 켜놓고 아~ 따뜻하다! 합니다.


이제 돌아왔네요. 여행의 마무리,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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