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면 꼭 그런 사람 있다
자기 말에 책임지지 않는 사람,
남 얘기 덧붙여 옮기는 사람,
남의 희로애락에 조울증 오는 사람,
참 별 사람 많은데 그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어떤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도 내 입단속을 철저히 하는 것이다. 내 감정, 내 생각이 그들에게 전달되지 않게! 누구도 내 감정에 대해서 알지 못하게! 때론 감정 없는 로봇처럼, 때론 무뇌 생명체인 아메바처럼, 잘라도 잘라도 그 모양, 그거 그 자체인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감정을 교류하지 않고 산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그런데 회사에서 나는 감정을 교류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던 거 같다. 내 마음을 알아준다 하여 내 모든 것을 까발리면 그다음 날 사보에 대문짝만 하게 기사가 실리던 나를 생각해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자식, 믿었건만. 치사하게 그걸 말하냐.
가끔은 우연이라고 실수라고 툭툭 털어버리고 그들의 잘못을 오해한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과한 반응이야, 내 얘기는 아닐 거야. 설마 저 사람이 나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고 다니겠어. 얼마나 착한데.
밥 사줬다고 착하다고 생각한 건 내 기준 내 착각이고 그들은 착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나 같은 일개 일개미를 밟고서야 살아남는 그들에게 나는 그저 딛고 건너야 하는 작은 개울에 바윗돌만도 못한 존재였다. 그들 사이에 내가 살아남는 건 입단속!
누군가 따뜻한 눈빛이나 손만 내밀면 술술술 불어 제치는
가볍고 해맑기만 한 내 입단속을 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