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요즘 나는 다시 나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길에서 길로 이어져서 지금 걷고 있는 이 길 위에 있지만 나는 여전히 나에게 질문 중이다. 게다가 최근에 본 글에서 '성공한 사람의 대부분은 아침 일정 시간을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당장의 이익은 몰라도 창작은 내게 너무 중요한 과업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몇 년 전부터 성공에 대한 영상을 많이 보아 왔다. 사실 예전에는 자기 계발이니, 성공이니 하는 말들이 너무 현세적이고, 좁은 시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꾸준히 책이나 영상을 보면서 느낀 것은, 성공이란 다 각자에게 의미가 다르고, 그리고 그건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것에서 온다는 것이었다.
나를 잘 알지 못하면 잘 살기가 힘들다.
인생에는 수많은 선택들을 해야 하고, 그 선택들의 주체가 내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선호하는 삶과 관계등에 대해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래전 선배의 충고의 말이 맞았어.
언젠가 대학원 선배가 팀작업을 하다가 내게 한 말이 있다. 그 선배는 광고대행사에 갔는데, 나는 당시에 갈길을 못 찾고 방황하고 있었다. 나는 당시 전공이 'PR'이었다. 나같이 내향적인 사람, 거기다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사람이 전략을 짜고, 분석하고, 그리고 그것을 설득하는 일은 참으로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격이었다.
하지만 선배는 참을성 있게 나를 기다려주고, 나중에 나에게 말했다.
MJ는 차근차근 분석하고 생각해 보는 힘을 기르면 좋을 거야.
그 말이 전혀 나쁘게 들리지도 않았고,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도 않았다. 도리어 날 위해 해 주는 말이 참 고맙고 그것이 오래도록 내 가슴에 남아 있었다.
선배는 지금쯤 그때 사귀던 여자친구와 잘 살고 있겠지. 성격이 워낙 좋은 선배라 직장생활이든 가정생활이든 잘하리라고 믿으며.
그러나 나는?
난 잘 못살았다. 아니, 잘 살았다. 사실 둘 다이다.
나를 분석하지 못한 덕분에 이리저리 헤매었고, 결국 그 헤맴 덕분에 나는 나를 잘 알게 되었다.
나 같은 사람은 결국 부딪혀 봐야 한다. 하지만 배가 난파되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나를 아끼는 마음, 인생은 한 번이기에, 결국 과거에서 무언가를 배워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교훈이다.
난 내가 정작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삶은 자꾸만 거품을 걷어내게 했다.
거품 아래 진액의 맛, 그것만 있으면 되었다. 그래 그게 뭐냐고?
나에게 그것은 자유였다.
글을 써서 유명해지는 것도 아니었고, 내 사업이 성공해서 돈방석에 앉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게 자유로 가는 길 속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길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하지만 꼭짓점은 하나다. 나의 목표는 바람 같은 자유였다. 여기저기에도 속하지 않고, 나대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
다양한 글을 적는 것은 또 다른 물결이고 길이다. 물결을 잘 타야 내가 바라는 이상향에 도착할 테니까.
지금은 정박해 있는 것 같아 보여도 나는 내가 이미 떠난 항구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음을 안다. 물결이 또 다른 물결로 나를 인도한다.
그리고 나는 다시 생각한다.
"넌 어디를 향해 가고 있니?"
득도를 하겠다는 꿈은 없다.
어쩌면 진정한 자유는 득도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완전히 바람이 없을 때 완전히 자유로울 지도 모르겠다.
내게 중요한 것은 가족이고, 글쓰기고, 그리고 나의 일이고, 그리고 사랑이며, 또 자유.....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들도 소중하다. 사람들과의 인사, 선선해지는 바람, 뽀송뽀송한 이불, 두통 없이 맑은 아침.
단순해지기 위하여 우리는 한껏 복잡해져야 하는 것일까.
가벼워지기 위하여 우리는 땅 끝까지 무거워져야 하는 것일까.
어쩌면 타고난 행복은 없다. 결국 사유하고, 내게 중요한 것을 선별하여, 그것을 행하는 시시각각의 자유가 자갈같이 작은 자존감이 되어 성을 건축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오늘 또 돌을 올린다. 묵혀둔 생각들을 길어 올려 글로 옮기는 시간이 점점 더 익숙해지기를...
'선배, 이제 조금은 나를 분석하는 게 익숙해. 이제는 그때의 그 프로젝트를 한다면 조금은 더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물론 지금의 선배는 더 깊은 해안으로 나에게 충고를 해줄 테지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