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기가 힘들다는 너에게

by 미누

지금부터 느리게 걷자.

여유와 침묵의 승자들처럼


끈적 끈적 땅에 붙은 미련 달팽이

지치면 등껍질 속에 들어가는 양반 거북이


빨리 달리기, 높이 뛰기

우리가 도달해야 할 거긴 어디일까


비온 뒤 맑아진 하늘처럼

미지의 우주에 떠도는 행성처럼


너와 마주앉은 너는,

달팽, 거북, 구름, 별똥별


느리게 느리게

지금부터 느리게


과연 살 수 있니.

그렇게 행복할 자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