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디 단 가을처럼

by 미누



행복해지기 위해선

기다릴 필요가 없지.


드문드문 핀 꽃들 앞에서
문득문득 감탄이 터져버리듯.


뒤돌아 서면 펼쳐지는 길에

감탄하지 않을 수 있을까


행복이 가득 차오르길 기다리면

행복은 언제나 수줍게 사라지고 말지


작은 알갱이가 톡 하고 터지면
콩닥콩닥 너의 심장을 열어줄래


행복은 바로 그 순간

온몸에 번지니까


토요일 늦은 오후 어스름,
낯익은 거리에서


우리의 겨울은 따뜻했고

너의 여름은 찬란했으며
나의 봄은 한가로웠지
그대의 생애도 익어가는 단밤처럼
달디 단 가을인 것을.









생각이 많은 사람은 행복해지기가 힘들 거다.

생각을 비우기로 생각할 때까지 생각하느라 여념이 없을지도 모른다.

딱 가을처럼 익어가고 싶다. 아름답게 익어가는 건 사랑하는 자의 몫이 아닐까.


소리 없이 가버릴 가을에 서서

하릴없이 행복에 젖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