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쌓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까,
요즘 나는 주말 아침마다 일어나 눈물을 흘린다.
슬픈 다큐를 틀어놓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렇게 눈물이 나기 시작한다.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 드라마가 재미없어진 것은 오래 되었다. 작가들의 재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이제 나의 뇌는 본능적으로 내 삶을 위로할 진짜 드라마를 찾아내곤 한다.
고향과 부모를 버리고 온 수도사의 이야기.
고아로 태어나 겪었던 유년시절의 설움들,
병과 싸우는 사람들, 그리고 그 병자들을 돕는
천사들.
세상이 이래도 되나 싶게끔 골치아픈 사건들이 난무하는
뉴스보다,
나는 한 사람의 깊숙한 이야기들이 좋다.
그리고 그 깊숙한 이야기들에는 모두
눈물이 날만큼의 고통과 상처들이 절여지고 버무려졌다.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보다 눈물을 흘리고 나면
일주일을 보낸 나를 돌아도보고, 옆에 있는 가족의 얼굴도 달리 보이고,
세상도 조금 더 아름답게 보이는가보다.
요즘 나의 스트레스 푸는 법은 주말 아침마다 슬픈 다큐를 보며 우는 것.
눈물을 닦은 휴지를 한가득 안고 휴지통에 갖다 버리고,
한참 전에 동이 튼 아침을 두번 맞이 한다.
눈을 뜬 육체가 맞이하는 아침,
눈을 뜬 마음이 맞이하는 아침,
두번의 깨움 뒤에야 나는 비로소 오늘이 참 고마워진다.
때로는 새로운 눈이 필요하다.
내게 닥친 현실만 바라보다가,
다른 이들의 눈을 통해 각자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늘 빨리 가야하고, 도착해야만하는 삶의 각박함에 여유를 주고,
어느 곳에나 아픔과 끝이 있듯 내 삶도 그러함을 다시 받아들이게 되니까.
그리고 나보다 더 낮은 곳에서도 그렇게 해맑게 웃는
진짜 천사들도 너무 많은 세상에서 한 뼘 더 겸손해져야 겠다고
빨개진 눈으로 다시 새 아침을 맞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