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내려놓기
투명한 컵에 물을 가득 담고, 작은 모래 알갱이들을 넣은 후, 젓가락으로 휘저으면, 컵은 어떻게 될까? 만약 그 모래와 물이 뒤섞인 채로 시간이 멈춰, 도무지 가라앉지 않는다면? 스물 여덟. 보이지 않는 나의 마음은, 모래와 물이 뒤섞여 가라앉지 않는 컵처럼 어둡고 혼란스러웠다.
나의 모든 생각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 무언가를 하고 싶지만, 할 수 없게 만드는 내 안의 모든 생각들은 다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창업을 하고 싶은데, 꿈을 이루고 싶은데, ‘안 될거야. 넌 실패 할거야. 능력도 없고, 돈도 없고, 특별한 건 하나도 없고… 어차피 안될 확률이 더 많으니까 하지마. 괜히 시간 낭비야.’ 내 안의 이런 목소리들은 다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 목소리가 나일까. 하고 싶은 꿈이 진짜 나일까. 스물 여덟. 내가 가장 궁금했고, 가장 절실하게 답을 찾고 싶었던 질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간절한 질문에 신은 리더십 포럼이라는 이름으로 나에게 답했다. 그 모든 생각이 내가 아님을, 그저 내 안에 떠도는 머릿속 목소리임을, 진정한 나 자신은 그 목소리를 바라보고 있는 자임을, 그리고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그 머릿속 목소리와 평생 함께 한다는 진실을 알게 해주었다.
이후 나는 책과 명상, 여행, 요가, 노트 쓰기 등 여러 경로로 삶에서 이런 진실을 직접 체험했다. 내가 삶의 어떤 상황에 부딪쳐 그 진실을 잊을 때에도, 진실은 어김없이 위 옵션 중 어떤 행위를 통해 나에게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그 진실을 마주할 때, 나는 환희를 느낀다. 신의 따뜻하고 달콤한 사랑을 느낀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신의 사랑을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는다.
나에게 찾아오는 생각을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즉각적으로 놓아버리는 경험은 그 어떤 언어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하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능력은, 이러한 놓아버림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삶에서 가장 원하는 것을 하나만 선택하라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주저없이 이러한 ‘놓아버림을 삶에서 매 순간 경험하는 것’이라고 말하겠다. 그만큼 나에게는 소중하고 달콤한 경험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환희와 평온의 순간을 삶에서 매 순간 경험할 수 있을까? 어떻게 이 마음의 중심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그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매일의 루틴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꽃이 잘 자라기 위해, 매일 햇빛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나에게 빛을 주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나를 잘 자라게 하는 것이다. 나라는 꽃이 활짝 피어나기 위해서는, 하루가 아니라, 매일 나를 빛에 노출시켜야 한다. 잠시라도 매일, 나를 돌아보고, 나를 바라보고,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나만의 시간. 그 시간이 쌓인 만큼, 나는 몰라보게 강해진다.
나를 두렵게 하고, 나를 꿈 앞으로 당당히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었던 그 모든 생각의 끈을 놓아버리는 힘이 나에게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모든 두려운 생각 마저도 깊은 사랑으로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게 된다. 두려움의 존재 이유가 더 이상 나를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나를 자유롭게 날아가게 하기 위한 것임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 때 두려움은 나의 진정한 친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