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점점 내가 될 거야.

새해맞이 그냥 나 자신이 되기 위한 프로젝트 & 신년 다짐

by 뉴욕꼬질이들


한국에 있을 때, 아는 사람이 유난히 많은 내 친구 덕분에 무척이나 어색하기도 하고 조금은 재밌기도 했던 미팅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꺄하하 재밌다 호호호!!!


재밌지도 않은 농담에 억지웃음을 연발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요조숙녀 모드로 살짝 웃음만 띄워보기도 하고.


요조숙녀로 살짝 웃음만 띄웠을 때 남자분들이 굉장히 좋아해 줬던 기억이 난다.

1차를 마치고 2차로 옮겼을 때 나는 슬슬 내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셋 중에 한 남자가 그랬다.


“아까 생각했던 이미지랑 많이 다르네요. 지금은 동네 여동생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사람인데도 들었을 때 딱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니 뭐 어쩌라고?’


지금 같으면 저게 무슨 개소리지 생각했을 텐데, 그때는 그냥 계속 요조숙녀처럼 있을걸 그랬나? 싶은 생각을 잠시 스쳐했던 것 같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


아이고 착하다. 우리 00 이는 인사도 잘하고 착하네. 공부 잘하면 착한 어린이야. 엄마 아빠 말씀을 잘 들어야 착하지.


어릴 적부터 나는 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래야 사랑받으니까. 내가 못되게 굴든 착하지 않든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을 거라는 안정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내가 자란 가정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분명하지만, 나의 부모님 또한 부모 노릇이 처음이고, 그분들도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을 것이기에 이제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저 그 어린 나를 안아주고, 너는 충분히 무작정 사랑받을만한 존재라고 토닥여주는 것. 나를, 내 외면과 내면, 나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해주는 나 스스로가 사랑해주는 것이기에 나는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스스로에 대한 발전은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것을 기반으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미국 생활 또한 나에게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그 노력들의 일환으로 내가 읽은 꽤 많은 책들이 알려준 바로는 나를 아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2019년에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며, 계획적이고, 눈에 보이는, 장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추상적이고, 두리뭉실하며, 데드라인이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목표를 적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좀 더 잘 알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적어보았다.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추상적이고, 두리뭉실하며, 데드라인이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2019년의 나에 대한 나의 목표


1. 나에게 떳떳하게 살기
2. 다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고, 나 자신이 되기
3.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인정하기. 겉이든 속이든
4.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기
5. 즐기면서 살 줄 알기
6. 내 감정을 잘 표현할 줄 알기
7.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기
8. 사랑하는 사람들과 틈틈이 시간을 보내기

9.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누군가에게 무리한 친절을 베풀지는 말기. 결과적으로는 서로에게 안 좋기도 하고.

10. 가끔은 아무 생각도 안 하기



내가 좋아하는 것들


사랑
친절

우정
여유
여행
열정

행복

관대함

베푸는 것(내가 힘들지 않은 선에서)
자연스러우면서 아름다운 것들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
진짜(genuine)

정직함
내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운동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
스트레스 없이 사는 것
독립적인 공간

감정을 좋은 말로 잘 전달해내는 것

보살핌

조력(support)

편견 없이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는 것

때로는 게으를 줄도 때로는 근면할 줄도 아는 것

때로는 나 자신을 놓아주는 것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들


스트레스
부정적인 사람들이나 분위기
억지로 꾸며내거나 부자연스러운 것
자유가 없는 것, 구속, 억압
질투

비난

복종/부당한 대우에 항의하지 못하는 것
지나친 간섭
내 감정을 참아내는 것

남의 시선에 신경 쓰거나 남과 비교하는 것

무례함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피해를 받는 것

오지랖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판단당하는 것

불의를 참고 넘기는 것


아무 생각 없이 죽 적어 내려가다 보니 결국은 내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직장을 구해야 할지에 대한 대부분의 답들이 두리뭉실하고 희미하지만 조금씩 가까워질 실루엣으로 보였다.


내 존재 자체로 기대되는 나의 2019년도 파이팅.






젠(Jenn)

창조하고 경험하고 소통하고 사랑하는 데 재미를 느끼는 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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