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그냥 나 자신이 되기 위한 프로젝트 & 신년 다짐
한국에 있을 때, 아는 사람이 유난히 많은 내 친구 덕분에 무척이나 어색하기도 하고 조금은 재밌기도 했던 미팅 기회가 몇 번 있었다.
꺄하하 재밌다 호호호!!!
재밌지도 않은 농담에 억지웃음을 연발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요조숙녀 모드로 살짝 웃음만 띄워보기도 하고.
요조숙녀로 살짝 웃음만 띄웠을 때 남자분들이 굉장히 좋아해 줬던 기억이 난다.
1차를 마치고 2차로 옮겼을 때 나는 슬슬 내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셋 중에 한 남자가 그랬다.
“아까 생각했던 이미지랑 많이 다르네요. 지금은 동네 여동생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사람인데도 들었을 때 딱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니 뭐 어쩌라고?’
지금 같으면 저게 무슨 개소리지 생각했을 텐데, 그때는 그냥 계속 요조숙녀처럼 있을걸 그랬나? 싶은 생각을 잠시 스쳐했던 것 같다.
아이고 착하다. 우리 00 이는 인사도 잘하고 착하네. 공부 잘하면 착한 어린이야. 엄마 아빠 말씀을 잘 들어야 착하지.
어릴 적부터 나는 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그래야 사랑받으니까. 내가 못되게 굴든 착하지 않든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을 거라는 안정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내가 자란 가정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분명하지만, 나의 부모님 또한 부모 노릇이 처음이고, 그분들도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을 것이기에 이제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저 그 어린 나를 안아주고, 너는 충분히 무작정 사랑받을만한 존재라고 토닥여주는 것. 나를, 내 외면과 내면, 나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해주는 나 스스로가 사랑해주는 것이기에 나는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스스로에 대한 발전은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것을 기반으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미국 생활 또한 나에게 끊임없이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그 노력들의 일환으로 내가 읽은 꽤 많은 책들이 알려준 바로는 나를 아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2019년에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며, 계획적이고, 눈에 보이는, 장단기적인,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추상적이고, 두리뭉실하며, 데드라인이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목표를 적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좀 더 잘 알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적어보았다.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죽 적어 내려가다 보니 결국은 내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직장을 구해야 할지에 대한 대부분의 답들이 두리뭉실하고 희미하지만 조금씩 가까워질 실루엣으로 보였다.
내 존재 자체로 기대되는 나의 2019년도 파이팅.
젠(Jenn)
창조하고 경험하고 소통하고 사랑하는 데 재미를 느끼는 패션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