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의 순간, 가장 빛나는 당신은
# 필요한 건 준비, 노력, 그리고 확신
"발표하는 순간에는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 안다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하세요."
발표가 어려워 저를 찾아오신 분들은 소심하고 조용한 성향의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남들 앞에서 주목받으며 큰 소리로 혼자 말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합니다. 저는 그분들에게 '아주 뻔뻔하기'를 강조합니다. 그 정도의 마음가짐으로 해야 '그나마 적극성이 조금은 있어' 보이거든요. 마음속으로는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니 누가 알아주나요. 말하지 않아도 다 아는 초코파이 마인드로 당신을 봐주는 사람은 없으니 반드시 나타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그분들을 응원하는 것도 코치의 일입니다. 발표의 기술을 알려드리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듣고 있어서 발표하기 민망하다면
강자 앞에서 약하고 약자 앞에서 강한 것, 별로잖아요. 나보다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마음껏 뽐내고, 잘 아는 사람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는 것도 그렇게 멋있는 마인드는 아닙니다.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지식에 대한 확신이 있고, 정당한 방법으로 알게 된 거라면 그 누구 앞에 선들 부끄러울 게 있나요. 언제나 당당하세요. 그래도 됩니다.
교수님, 박사님 앞에서도 당당하게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겪었던 고충을 토로하던 한 영업 사원의 이야기입니다. 거래처에 신기술을 홍보하는 발표를 하게 되었답니다. 30명 내외가 모인 자리였는데 거래처 관계자들을 비롯해 이쪽 회사의 임원과 발표 담당자들, 그리고 기술 개발에 참여한 외부 연구진도 함께 했습니다. 영업 담당이니 프레젠테이션은 많이 해본 터라 익숙한 일인데 그날따라 힘들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을 설명하는 발표인 만큼 연구의 핵심 인물인 교수가 바로 앞줄에 앉아있었던 거죠. 기술을 만든 장본인 앞에서 설명하자니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적당히 겨우 하고 넘어갔다고 합니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많이 안타까웠어요. 평소에 PT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업무상 자주 해서 익숙한데도 실력 발휘를 못했다니 말입니다. 발표를 두렵게 만드는 건 결과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 청중들의 시선이 전부가 아닙니다. '스스로 만든 심리적인 장벽'이 때로는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입니다.
그 기술을 몰래 훔쳐서 자신이 만든 것처럼 사기를 치는 게 아니니 부끄러운 일이 전혀 아니라고 했습니다. 발표하는 순간 당신은 개인이 아니라 그 회사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멋진 신기술을 확보한 회사의 자부심을 드러내며 그 기술에 대해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안다는 마음으로 말하는 게 맞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교수님 입장에서는 자신의 성과를 그렇게 멋지게 소개하는 당신에게 오히려 고마워할 거라고 했어요. 교수님 눈치를 볼 게 아니라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요.
"여러분, 오늘 발표하는 이 신기술을 위해 긴 시간 노력한 연구진도 이 자리에 와 있습니다. 은수빈 교수님,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겠습니까? 여러분, 은수빈 교수님이십니다."
이러면서 큰 박수를 유도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는 말에 얼굴 가득 아쉬움을 보이는 그분을 보며 다음부터는 잘하시겠구나 싶어 마음을 놓았습니다.
발표자의 태도, 내용에 대한 신뢰를 결정한다.
말하는 사람조차 확신을 갖지 않거나 재미없어하는 내용을 과연 누가 들어줄까요? 대단히 뭔가 있어 보이게 말해도 믿을까 말까, 아니 들어줄까 말까인데 말이죠. 발표는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죠. 그런데 발표의 내용을 자신에게도 설득하지 못한다면 자신감과 적극성을 가질 수 없고, 이런 태도는 듣는 사람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칩니다.
사기꾼에게 당하는 사건을 보면 어떻게 저 말을 믿고 넘어갈 수 있지 싶을 정도로 허술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이 많습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절대 믿을 수가 없는 조건인데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에선가 많은 사람들이 쉽게 넘어가고 있는 이유는 사기꾼이 말할 때 보이는 강한 확신 때문입니다.
말하는 사람이 포기한 내용을 귀 기울여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내용에 대해 자신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열심히 준비하세요. 그리고 부단히 연습하고 노력해서 자기 자신에게도 믿음을 가지세요.
발표의 순간, 가장 빛나는 당신은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진 모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