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아이와 아침시간 채우기.

매일이 쌓여 추억이 되기를.

by 말선생님

아침시간은 늘 분주하다. 공부하는 엄마, 일하는 엄마, 집에서 육아를 하는 엄마, 모두에게 그럴 것 같다. 아침은 어른인 우리에게는 긴장감 혹은 피로가 몰려오는 시간인데 반하여, 아이들에겐 힘이 샘솟는 시간이다. 어찌나 에너지가 넘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선택한 것 또한 <그림책>이었다. 돌 무렵부터는 언어 자극을 더 주고 싶어서, 책 읽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욕심으로 잡은 것이 그림책이었는데. 지난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그림책으로 떨어져 있는 시간을 보상하는 것 같아서 미안함이 앞섰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틀이 잡힌 것 같다.


매일 아침, 하루에 10분~20분 정도는 아이와 늘 그림책 읽는 시간을 갖는다. 아이가 가지고 오는 그림책은 무엇이든 OK! 아이가 중간에 다른 그림책을 가지고 와도, 책꽂이에 책을 다 꺼내 놓아도 그 시간만큼은 눈치를 주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아이는 초반에는 '언제까지 화를 내지 않나 볼까나' 마음으로 책장을 들쑤시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아침시간만큼은 책을 마구잡이로 꺼내지 않는다. 엄마가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 그리고 알고 있는 것, 관련된 경험을 모두 이야기해준다.


요즘 온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백희나 작가의 <알사탕> 그리고 지난 연말부터 중독성 있게 보는 그림책인 안녕달 작가의 <왜냐면> 그림책이다. 어른인 내가 보아도 질리지 않는데 아이의 시선으로 보기엔 다음 날 또 새로운 그림이 보일 때의 기쁨이 클 것 같다.

사실, <알사탕> 그림책을 초반에 골랐을 때는 36개월인 온이가 읽기엔 다소 내용이 길지 않을까 고민도 되었지만 온이는 오히려 알사탕 그림책 속에 동동이가 등장하기를 늘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 수염 느낌의 알사탕이 내가 보기에는 썩 달콤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이에게 알사탕은 늘 달콤해 보이는 존재인 것 같이 보였다.

(아직 소파가 전달하는 아빠의 방귀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조금 더 자라야 하겠지만!)


나도나도.jpg <작년 3월, 온이 모습>


마치 숙제처럼 이 시간을 보낼 때도 있지만 아이도 나도 아침에 그림책 읽는 시간을 점점 하루의 루틴에서 고정시켜 가고 있다. 언어치료 현장에서 입이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하던 '하루 10분 상호작용 놀이' 또한 서로에게 루틴이 된다면 크게 부담스럽지만은 않은 과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SNS 안에 북트리 혹은 책 읽기 챌린지가 반짝 붐이었다가 다시 사그라드는 것을 보게 된다. 예전에 오은영 박사님이 <금쪽같은 내 새끼> 방송에서 이러한 질문을 패널들에게 하신 적이 있다. '시험공부를 밤을 지새워한 적이 있는지' 그리고 그다음 질문은 '성적이 기억이 나는지' 여부였다. 패널들은 당시의 점수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밤을 지새워 공부했던 그 기억이 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그런 것 같다. 점수는 크게 기억에 나지 않지만 밤을 새워 준비했던 그 느낌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아이에게 그림책 또한 그러하지 않을까. 많이 읽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림책으로 채워지는 그 느낌, 읽어주는 이의 관심, 눈 맞춤, 그리고 아이의 몸짓과 말에 대한 반응이다. 아이는 그림책 속에 주인공이 되어보기도 하고, 관찰자가 되어보기도 하고, 그림 속에 알사탕을 먹어보기도 한다. 그리고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새가 울기 때문에 비가 온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효자손이 없는 우리 집 상황을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아침 시간 혹은 저녁 시간 중 10분 정도는 아이와 나만의 시간으로 채워나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이의 안전을 해치지 않는다면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과 말이 허용되는 시간. 아이는 그 시간을 통해 충전을 하고 하루를 힘차게 시작할 수 있겠지. 언젠가 남자 친구가 바빴을 때, 10분 정도 얼굴만 보아도 충전이 되었던 그 당시처럼. 아이에게도 충전의 시간이 되기를 바라본다.


* 주의 : 연애할 때와의 다른 점이 있다면, 반드시 안정감을 주어야 한다는 것. 아이가 '이 시간이 언제 또 오려나' 불안해하지 않도록, 어느 정도의 루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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