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선생님 Sep 07. 2023

말 늦은 아이, 책을 읽어주면 말이 트일까요?

본질은 상호작용입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이의 말을 트이게 하기 위해서' 일 거예요. 그림책이야말로 아이에게 엄마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아이의 집중을 유도할 수 있고, 학습적인 분위기까지 낼 수 있기도 하지요.

 말이 늦은 아이들에게도 그림책은 가정에서 아이의 언어발달을 촉진해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어요.

그런데 여기에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그림책의 제 1 목적은 학습적인 도구가 아니라는 거예요. 우리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상세페이지를 보곤 합니다. 요즘은 상세페이지가 정말 꼼꼼하게 나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제품의 출시 목적부터 구매 욕구를 샘솟게하는 멘트까지 한 곳에서 볼 수 있지요.


그림책의 상세페이지가 있다면, 첫 번째 목적은 상호작용일 거예요.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주는 것(o),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주기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x)인 거지요. 조금 의아하신가요? 조금 더 깊이 풀어가볼게요.


그림책은 학습지가 아니에요. 작가가 어린이를 위해, 또는 세상에 모든 독자들을 위해 그려낸 그림과 글의 조화를 통해 메시지를 주는 책입니다.

 학습지라면 그림책에 있는 글자와 내용을 마치 시험 공부를 하듯 몰입하고 분석하겠지만, 그림책은  아이가 그림을 먼저 마주하는 책입니다. 그림책을 매개로 아이의 눈을 마주하고 아이가 가리키는 것에 함께 집중할 수 있었다면, 그 시간은 최고의 시간이 될 수 있는 거지요.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주기 위해 그림책을 읽게 되면 양육자 또한 부담감을 얻게 됩니다. 그림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데 걸림돌이 생기고, 나도 모르게 아이의 지식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이지요. 상호작용이란 말이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말 그대로 아이와 교감을 나누는 거예요.


상대방과의 교감을 나누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대해 적절한 답을 할 수 있어야해요.


만일, 상대방(대화 상대자)이 말을 하는데 어려움을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 상대방의 몸짓과 표정에 집중해서 의도를 파악하고자 노력할 거예요. 혹시나 상대방의 대화 차례를 가로채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지요.


말 늦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말 그릇이 채워질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 엄마가 원하는 것만을 담아내기 보다, 아이가 원하는 것에도 귀를 기울여주세요. '우리 아이는 어떤 내용의 책을 좋아할까?', '우리 아이는 어떤 말을 들을 때 웃을까?', '우리 아이는 어떤 몸짓을 가장 재미있어할까?'


저는 늘 아이의 최고의 그림책 큐레이터는 양육자라고 전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최적의 큐레이션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가 말하는 단어는 한정적일 수 있지만 아이는 자신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준 양육자의 모습을 담습니다. 혹시, 첫번째 이야기 기억나시나요? 말배우기 교실의 첫 주제는 '듣기'였어요.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매너있는 대화 상대자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지요.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아이의 반응을 먼저 살펴보세요. 더욱 빛나는 그림책 육아의 시간을 만들어가실 수 있을 거예요. 오늘도 아이의 언어발달을 위해 애쓰신 양육자분들께 응원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이전 08화 엄마가 되었다. 어떤 글을 먼저 써야할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