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사실 유아가 두려웠어요.
"4~7세 문해력, 이렇게 시작합니다"의 첫 글을 쓴지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브런치북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학령기도 아닌 유아기의 문해력이 브런치북에서까지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을까 궁금해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저도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 처음으로 쓴 글은 영유아 대상의 그림책과 학령기 언어치료에 대한 글을 담았으니까요.
부끄러운 고백을 해보자면, 저는 언어치료 현장에서 유아를 마주하는 시간이 두려웠습니다. 미혼 시절에는 특히 더 떨리는 마음으로 4~7세 꼬마 친구들을 마주했어요. 두려움의 이유에 대해 수차계 생각해보았는데, 때마다 정답은 한결같았습니다. 바로, 유아 발달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고, 진전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4~7세의 발달과정 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여정은 내 아이의 육아와 여러 연구를 찾아보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는 36~48개월의 시기를 지나, 바로 학령기에 도착하지 않더라고요. 그 사이, 학령기 시기의 자원이 될 수 있는 '유아기'가 숨어있었습니다. 단지, 저의 관심 영역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도 지나쳤던 거지요. 부끄러운 고백이네요.
요즘 학교 안에서는 기초학력부진이 큰 이슈입니다. 정부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고, 많은 선생님들께서 애쓰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저의 주변에도 그런 분들이 많이 계시고요. 여기에서 내 아이가 기초학력이 부진한 이유를 찾다보면 부모에게로 원인이 돌려질 수 있기에 조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각 개인마다의 이유가 다르고, 원인을 분석하고자 한다면 여러 논문을 찾아보아야겠지요.
원인에서 시선을 돌려 가정에서의 문해 환경은 중요합니다. 유아기의 아이는 주변에 대한 시야가 더 넓어지고, 그만큼 많은 것을 따라하고 싶어합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게 되면서 질문도 많아지고요. 그런데 여기에서 아이가 질문하는 것에만 대답하기에도 부모는 힘에 부칠 때가 많습니다. 일상 속에서 매일매일 한결같이 일관적으로 섬세하게 대답을 해주기엔 매일의 컨디션과 상황이 다르니까요.
가정에서의 문해환경에 대해 '거창한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가 사실, 이 브런치북의 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4~7세 문해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먹는 영양 가득한 집밥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영양분을 채워주듯이, 필수 영양소가 되듯이, 매일의 대화와 읽기는 문해력의 영양분이 되어 주어요. 자주 놓치게 될 뿐이지요.
4~7세 시기는 정서적으로도 여러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심리 분야에서도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의 정서를 다루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신체적으로도 눈에 띄게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고요. 때문에, 이 시기의 발달도 어떤 문해력 프로그램이나 책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함께 어우러져가야 하지요.
4~7세에 문해력 성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의 환경에 대해 지적 호기심을 느끼고, 글자에 대한 호감도, 수에 대한 친근감을 키워가는 시기가 바로 4~7세 입니다. 영어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여기까지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가정에서 어떻게 노출을 해주고 아이를 정서적으로도 잘 키울 수 있을지. 여기에서 우리의 고민은 머물러있습니다. 저 또한 수 차례 아이의 교육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설친 적도 있었고요.
4~7세의 '문해력'이라는 키워드보다, 어쩌면, '호감도'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수 있겠네요. 인스타그램 속의 수많은 전문가의 이야기, 자료 공유, 사교육에 대한 정보. 얼마나 받아들이고, 또 내 아이에게 적용하고 계시나요?
일상에서의 집밥이 때로는 식상하게 느껴지듯,
일상에서의 언어 자극, 읽기, 상호작용도 식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령기 문해력에 있어서도 최고의 영양분이 되어줄 거예요.
그 방법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