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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선생님 May 19. 2024

내 아이는 왜 읽기를 싫어할까?

읽는 아이를 만드는 비결이 있다면.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래도 책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글쎄요, 집에 책은 꽤 있거든요. 들인 돈만 해도 몇 백은 될 거예요."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책은 그래도 잘 듣긴 하더라고요. 제가 읽자고 하면 안 읽어요."

언어치료 현장 뿐 아니라, 초등 고학년 무렵의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님을 마주할 때 자주 듣는 이야기다. 아이의 읽기 능력이나 쓰기 수준과 관계 없이, 소위 말하는 '요즘 아이들'은 책 읽기에 호의적이지 않다. 서점 매대를 가득 채운 문해력 열기에 반항이라도 하듯, 아이들의 손에는 스마트폰이 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문해력 향상을 위한 노력에 반응하는 아이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아이는 왜 책과 멀어지게 된걸까?


1) 스마트폰이 재미있어서 -> 책을 읽는 행위는 많은 에너지가 드는데, 영상과 게임은 큰 에너지가 들지 않는다. 심지어 도파민까지 영향을 받아서, 엔돌핀이 샘솟는다.

2) 책 읽기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없어서 -> '더 수준에 맞는 책을 읽어야 하지 않겠니?'부터 '읽었으면 써야지.'까지. 우리 아이들은 책 한권을 읽으면서도 많은 과제를 떠안게 된다.

3) 책이 점점 어려워져서 -> 고학년이 되면 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데, 책에 담긴 어휘를 잘 모르겠다. 책에 있는 모르는 단어를 유튜브나 인터넷 사전에서 찾다보면 어느 순간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있다.


그런데 더 깊이 들여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은 생각보다도 더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말로는 '몰라요'로 일관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던져질 것이라는 예측은 80% 이상 현실과 일치해진다. 

아이들은 궁금하다. '왜 책을 읽으라고 하는 걸까?' 그렇다면, 부모님은 책을 읽는 모습을 얼마나 보일까? ai 시대가 이미 펼쳐지고 있는데, 책은 어떠한 도움을 줄까? 어른들이 말하는 그 '생각'을 굳이 해야만 할까? 생각 또한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대신 해주지 않을까?



책을 좋아하는 비결을 다룬 책은 아마 수백권에 달할 것으로 짐작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책을 선호하지 않는다. 각 집마다 갈등이 커지고, 부모는 아이를 학원이라는 공간에 맡긴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입시로 이어지고, 아이는 부모의 꿈이든, 자신의 꿈을 위해 논술을 준비한다. 또는, 직업이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탐색한다.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비결은, 우리의 삶에, 우리 가정의 분위기에, 아이의 삶에, 문자를 조금씩 녹여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늘 ㅇ권 읽었네, 끝! 이렇게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 아닌, 책에 있었던 이야기였는지, 함께 나눈 대화 속에 숨어있던 소재였는지도 모르게, 문자 지식들을 맛있게 녹여내는 것.

편식이 심한 아이에게는 영양 가득한 반찬에 대한 소개와 강요는 큰 효과가 없다. 아이의 유아기가 지나면서, 스스로 동기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편식하지 않고 성장한 어른의 모습, 부모님의 모습을 자주 보아야 한다. 

문해력 또한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맛있게 요리하는 교사, 치료사, 양육자의 손맛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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