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코로나 가을을 맞이하며.
아마 모두에게 그럴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낯선 순간들.
그래도, 가을이 왔다.
아이들의 귀에는 마스크가 걸려있고
마스크 끈은 이제 하나의 옷처럼
혹은 악세사리 처럼 패션이 되어가고 있다.
시원한 가을 바람을 느낄 겨를도 없이
마스크가 코와 입을 막고 있다.
어른들 또한 삶의 막막함을
애써 가려 보려고 하지만
이제는 쉽게 가려지지 않는다.
마스크 없이 살아가던
불과 9개월 전의 일상이 너무 그립다.
아이들에게 올 가을에는
어떤 그림책을 읽어주어야 할까.
자연을 잘 돌보지 않았던
지난 날들이 너무나 미안하다.
"마스크 좀 잘 써야지."
다그치듯 이야기해놓고도
우리 세대가 잘못 살아왔기 때문에
이러한 일상이 왔다는 것이
내심 인정이 되는 매 순간들.
살기 위해 발버둥치며
여러가지 대안을 찾아가고 있고
그 중에 하나의 방법이
온라인 속에 집을 짓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순간도 있었지만,
온라인 안에서는
가을의 냄새를 느낄 수 없다.
모니터와 스마트폰 속 세상이
불과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로해지기 시작했다.
열 달 내내 입덧 지옥을 겪었지만
그나마 조금은 평안했던 임신 중기 시절,
남편과 자주 갔던 파주가
요즘들어 문득 머릿속을 스친다.
책방에도 그림책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던 임산부 시절,
그 와중에도 책 냄새가
곳곳에서 향기롭게 느껴졌던 곳.
언젠가는 온이와 함께
이 곳에 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