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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Jul 08. 2017

부드러운 모래 사구, 제주 서쪽 해변

제주도 서쪽 여행, 곽지과물 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 금능해수욕장


혼자 놀기에도 결코 낯설어 하지 않는 아이. 바다는 바닷물을 싫어하는 엄마를 대신해 아이를 품어준다, 곽지과물해수욕장.


제주도 서쪽 여행은 조금 낯설다.


1박 2일로 짧게 떠나는 여행은 시간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그렇지만, 의외로 집중만 잘하면 럭셔리하면서도 몇 박의 효과를 낼 수 있기에 녹동항에서 출항하는 배편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우여곡절이 많은 여행을 예고했다. 다름 아닌, 바다에 짙게 내려앉은 해무. 즉 안개 때문에! 오전 9시에 출항해야 하는 배는 안개 무리가 자욱한 섬 주변에서 닻에 묶인 체 움직이를 않았다.



안개 여행, 나미래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바다에 누운 밤의 흔적
아슴아슴 잠에서 깨어
이제 바다를 헤맨다


3시간 동안 멈춰 있는 동안 머리 속에서는 1박 2일 동안의 여행 계획이 산산이 무너지고 있는 중이었다. 위의 짧은 시에서도 그 마음을 대변하듯 배가 움직이자 얼른 적어 내려갔다. 캔슬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아들의 만류로 끝까지 여행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녀석이 여행 맛을 제대로 알아버린 모양이다.


이번 제주행은 서쪽으로 향했다.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해수욕장을 선택하고 두 군데의 오름에 다녀올 계획이었다. 계획대로 하려면, 버스를 타는 여행은 멈춰야 했다. 오후 늦은 시간에 도착하자마자 택시에 의지한 체 렌터카 회사로 찾아가기 바빴다.


누워버린 안개, 나미래

바다는 안개가 무섭다 말했다
멈출 줄 아는 것도 희망이다
길을 막고 누워버린 잿빛 안개
비켜서지 않는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의 공존이다
사람들에겐 느림을 기억하라 하고
기계의 사물들에겐
침묵의 날렵함으로 막아낸다
그때도 그랬다
한라산 중턱의 안개는
무겁게 입을 닫았었지
지금도 그렇다
아슴아슴 꿈속 중인 제주 물길도
깨어나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시간은 달려가지만 배는 닻을 내린 채
우리도 멈췄다
책을 들었다
노트를 들었다
안개는 늘어진 몸을 휘감아 섬이 잠겨 놓았다
안개 여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우리들의 첫 번째 발을 디딘 곳은 <곽지과물 해수욕장>이었다.


곽지과물해수욕장, 화산석에 둘러쌓인 바다의 잠자리에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 않는 비수기철, 7월 20일 이후면 성수기로 접어드는 곽지과물해수욕장
아들은 이렇게 혼자 놀기에 특화되어 있다. 섬 출신이지만, 바닷물을 싫어하는 나는 아이와 잘 놀아주지 않는다. 가끔은 안쓰럽기 그지 없다.


곽지과물 해변은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에 있는 350m 정도의 해변이다. 물이 그리 깊지 않고, 파도가 심하지 않아 여름철에 인기 있는 해수욕장이다. 용천수는 냇물을 형성하지 않고 땅에서 솟아오르는 물을 말한다. 제주도 말로는 '솔 베기 물'이다. <과물>은 한라산에서 흘러내리기 시작한 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100리를 내려와 곽오름을 배경으로 바닷가에서 솟는 달콤한 감수라는 뜻으로 제주어로 돈물이다. (자료, 다음 검색)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해거름이 한참 전에 내린 시간에 들어와 해수욕장에 발을 담가보았다. 아이는 생각보다 차가운 물에 놀란 기색이다. 첨벙첨벙 뛰어다니며 놀고, 나도 덩달아 쪽빛 바다를 넋을 놓고 바라보는 시간을 갖아보았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서 짐을 풀고 찾아간 곳은 <협재해수욕장>이었다.


숙소 주변의 협재해수욕장, 이곳은 모래가 부드럽고, 저녁이 조용해서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 오름을 오를 목적이었는데도 수영복을 준비해 가서 다행이었다.  


협재 해수욕장에서는 저녁 시간 외 바닷가 해변을 많이 즐길 수 없었지만, 숙소가 근처라 바닷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비양도가 보이는 호텔 숙소 안, 협재 해수욕장과 5분 거리. 더운 여름밤에 협재 해수욕장의 고운 모래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기를 다시 희망해 본다.



"협재 해수욕장은 사람이 많다는데, 조용한 다른 해변으로 가자"라고 아들을 설득해 보았다. 나는 조용한 곳에 앉아서 노트를 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아들이 한 마디에 엄마가 조용히 무너졌다.


엄마!
사람이 많은 것은
분명히 좋은 이유가 있는 거예요.
모래 감촉이 너무 좋았어요.
협재 해수욕장은요.

                                                                          

현무암층 위에 패사가 퇴적되어 해수욕장으로서 좋은 여건을 지니고 있다. 해안은 흰색의 사빈 해안으로 구성되며 검은색의 현무암이 곳곳에 노출되어 있다. 해안의 길이는 1,100m에 달한다. 총면적은 1만 4500㎡이고 사빈 면적은 1만 3432㎡이며, 폭은 30∼90m에 이른다. 겨울철에는 북서계절풍에 의해 모래가 유실되기도 한다. 협재리와 금능리 일대를 합쳐서 협재해수욕장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협재해수욕장과 금능해수욕장으로 각기 구분하여 운영되고 있다. 경사가 완만하여 가족 단위로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수욕장 앞으로는 비양도가 있어 정감 어린 풍경을 자아낸다.(자료, 다음 백과사전)



1박 2일의 짧은 여정에서 마지막 목적지는 <금능해수욕장>이었다.


협재해수욕장을 지근거리에 있는 금능해수욕장은 아이들이 놀기에 최적의 해변인 듯했다. 썰물 때인데도 가까운 곳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웅덩이가 만들어진 느낌이었다. 저 멀리 모래 사구로 인해 아이들은 걸어서 바다를 건너고 발로 손으로 온몸으로 바다를 느끼고 있었다. 물론 홀로 외로이 아들도 그 행동엔 변함이 없었다.


아이들이 놀기에 최적의 금능해수욕장, 협재해수욕장에서 1킬로 남쪽에 위치해 있다.  
저 멀리 비양도가 보이는 금능해수욕장, 협재와 금능해수욕장에서 보이는 비양도 풍경


 

제주도의 바다는 참 고운 모래가 매력적인 것 같다. 쪽빛 바다의 색감은 더욱 감동을 자아내고, 자연이 떠나지 않은 자연스러움에 사람들은 우리나라인데도 이국적인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것은 싫어하지만 바다 풍경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나다. 이번에 들린 서쪽 해변의 3곳은 해수욕장 나름의 비슷한 풍경을 보았다. 더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풍경을 즐기고 싶은 나 같은 사람이라면 협지보다는 금능해수욕장과 곽지과물 해수욕장을 한 표를 던지고 싶다.


그 외 동쪽의 해변은 이미 적은 다른 글을 참조하기를 바라며^^


https://brunch.co.kr/@mire0916/90



https://brunch.co.kr/@mire091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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