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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Aug 24. 2017

낚시의 손맛_최지산

여름방학은 아이 정신을 더 맑게 하고, 최고의 기억 값은 시가 되었다


<낚시의 손맛> 최지산


손맛을 느꼈어

자꾸 잡고 싶었어


물때는 늦어졌어

물고기는 많았어


대나무 낚싯대 아래의

팔랑거리는 낚싯바늘

물고기가 물었어


낚싯대를 들었어

물고기가 나왔어


물고기 파티가 시작되었네


물고기 23마리 들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간다.


<낚시의 손맛> 2017년 8월 11일,  화성 반송초등학교 3학년, 최지산





연속 나흘 동안의 낚시,

첫날과 둘째 날에 잡아 올린 고기를 합해보니 무려

33마리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도

같이 놀라워했다.

'밥 값은 했다.'라고.



시골집에 남겨져 있는 대나무 낚싯대가

우리들에겐 장난감이 되어주었다.

나흘 동안의 낚시 체험에서는

주적주적 비가 내리는 날도 있었다.



강아지. 우리 산동이도

바닷가로 데리고 나가

바다를 보이고 싶었다.

여름바다는 처음이었을 것이기에

바다 냄새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할머니 집을 기억하고

대문을 넘는 것을 보면

신기한 녀석들의

정신세계에 매료되기도 한다.




농어 새끼들,

이 녀석들 집에 들고 와

구이를 해서 먹고 있는데

맛이 그럴싸하다.

정말 밥값이 아니라

생선값 톡톡히 했다.



할머니는

개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신다.

몰래몰래 집어넣다가

잔소리를 듣기도 한다.


날씨가 좋으면 마당에 풀어놓는데

가족들이 있는 작은방의

방충망을 넘어오려는 듯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


아이는 방학 동안

가장 기억에 남았다는 일을

시로 한 편 남겼다.

방학은 그렇게 아이에게

또 한 번의 정신의 키를 키우고

문장을 키워서 학교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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