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래의 詩詩한 이야기, 媤宅, 親庭, 媤家, 親家, 本家, 外家 사이
<시댁과 친정 사이, 나미래>
시댁(媤宅)과 친정(親庭) 사이
시가(媤家)와 친가(親家) 사이
본가(本家)와 처가(妻家) 사이
친가(親家)와 외가(外家) 사이
그런데 익숙한 건 시댁과 친정
짧은 연휴는 달력에서만
붉은 달로 더 웃고 있었네
아들의 친구네는 마카오에 간다고
비행기와 구름을 잡아 올라탔다
많이 부러웠던 모자(母子) 팀
오성산 인천공항전망대에서
손에 걸린 비행기와 하얀 구름 집에 데려왔다
아줌마에겐 연휴의 꽃이 화려하게 피지
앉아 있으면 말수가 줄고
얼굴 근육이 더디게 노니는
어떤 여성들이 깊이 생각한다는 곳(媤)
불꽃 피는 곳으로 발이 날아갔다
남편은 출장으로 잠깐 집 나갔지
아들 손잡고 내가
시집(詩集)을 들고 갔던 건
그동안 놀지만은 않았던 증표 살리기
조카들을 제외한 선에선
친한 척 선 없이 오는 것도 막고 싶어
적당히 어려운 것도 좋다면서도
어렵단다 나도 참
10여 년 이상 여자들이 생각하고
남자들이 멍청해지는 그곳은
역시나 편해지지 않네
언제까지 그러려나?
살아 있는 동안 그러려나?
아들의 아내가 생기기 전까지 일까?
남편이 명절에 출장이면 더욱 그렇다
출장에 목줄 걸리지 않더라도 마음이 어렵다고 한다
아내가 아닌 제수씨에게 친절한
한국 남자들을 모으고 말아 청소기에 넣고 싶다
남자들 사이에선 제수씨에겐
무조건 다 너그럽게 봐준단다 이런!
남편이 그랬다 자주 남의 편이 되는 남편이
아들의 아빠가 없는 명절엔
친정엔 내가 나를 보내지 않는다
아들의 가족 사정을 심하게 궁금해하는
어르신들에게 알리지 않으려고
그런데 나는 아들의 아빠를
데리지 않고도 시댁엘 간다
그들이 궁금해 죽는
그 남자의 가족 사정을 알리려고
아들이 크니 엄마 마음과
의논 없이 큰집엘 가잖다.
어차피 어디에도 가지 않는다면
산소에도 가잖다
시댁 관계자들에게 관심을 더 받았다
아들의 아빠가 없는데도
와 주었다면서 너무 웃어준다
진정한 부담이란 걸 모르나봐
친정 엄만 사위랑 같이
아니면 오지 말랬는데!
명절에 출장이라 하면
딸 걱정 더 하는데
고생한다고! 고생했다고!
시댁 조카들과 함께
보드게임 스플랜더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는 컸다고 스스로
스플랜더를 챙기더라
누나들과 함께 게임하고 싶다고!
연속된 승리로 평정시켜버린
아들은 그저 즐거운가 보다.
다음엔 누나가 스플랜더 사 둔다고
몸만 오란다.
아들은 좋겠다. 놀 상대들이 많아서!
이번 추석 연휴는 짧았다고 말을 하지만,
친정을 다녀오지 않았기에 휴일을
넉넉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들과 함께 집에 고이 모셔놓고 간
아빠의 차를 빌려 타고
인천공항 전망대(오성산)로 향했다.
오전 일찍 움직였다면
인천공항 2 터미널 전망대에도 오를 수 있었는데
아쉬운 대로 우리에겐 익숙한 곳으로
다시 찾아왔다.
높은 하늘은
구름의 도화지가 되어주어
자유롭게 날개를 펼치고 있는 듯했다.
시원하게 뚫린 전망대에서
아들은 모든 장비들을
꺼내서 늘어놓기 시작했다.
망원경, 카메라를 옆에 두고
항로 레이더 앱을 열고
탐색을 시작한다.
이제는 비행기와 항공 관련해서는
준전문가 수준이 된 아들.
날아가는 비행기를 육안으로 보고
편명과 항공사 이름, 번호를
줄줄줄 외고 있는 녀석은 정말 진지하다.
항공 관제탑 통신을
듣는 것이 취미라는 것도.
여전히 봐도 봐도 재밌는 비행기.
알고 싶은 게 많아 앱을 열고
어떤 항로에 있는 비행기인지
바람의 방향은 어떠한지에 대해
열심히 탐색 중이다.
외갓집에 가지 못해
아쉬움이 몽글몽글
솟아올랐으리라.
아빠가 출장에서 돌아오면
할머니 집으로 향하며 가을을 흠뻑 느껴보자고.
나미래의 詩詩한 시인과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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