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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Sep 08. 2019

한국어2, 아이는 어떻게 달라져 가는가?

나미래의 한국어교실 이야기, 말하기 좋아하기!


아래의 사연은, [2019년 2차 KB국민카드 Yello멘토링 한국어학당 전문지도 강사와의 만남]에 전달할 예정이었던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 기록을 에세이로 풀어낸 입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주제로 센터에서 공부하는 한 학생의 변화 과정을 기록해 둘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KB국민카드 Yello멘토링 한국어학당]에서 선물로 받은  <나랏말ㅆ.미>  노트에 동시를 필사하고, 직접 창작한 시를 적는 노트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산시립지역아동센터.



  제가 가르치고 있는 초등생 저학년 한글반에는 말하기를 좋아하는 한 여학생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학생은 자신보다 말하기를 더 좋아하는 다른 친구들 뒤에 목소리가 늘 묻히고 맙니다. 통통한 몸집에 비해 목소리가 무척이나 작습니다. 끝말이 제대로 발현되지 않고 자신감 없이 말려들어가는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불만스러운 얼굴 표정과 자신감이 없는 답변이 계속되어 수업 초창기부터 쉬운 상대의 학생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이 학생의 그런 언어와 문장을 구현하는 발표 습관을 바꾸고 싶었던 것이 목표가 되어 버렸죠.


  수업 중 이 학생에 대해 안타깝게 느꼈던 점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또래 여자 아이들보다 뚱뚱한 외모에서 ‘자존감을 스스로 낮춰버린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근거로는, 다른 아이들이 자신의 외모와 비슷한 말만 해도 민감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돼지 같다거나 그와 유사한 뚱뚱하다, 못생겼다, 많이 먹는다 등의 형용사, 동사의 단어만 들려도 옆 자리의 친구들을 째려보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말다툼을 했을 때 불리해지면  차근차근 주변 친구에게 말을 하기보다 먼저 우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우는 것을 달래주지 않았습니다. 눈물을 흘리기 전에, 설령 눈물을 흘리는 도중이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라고요. 섭섭했겠지만, 일관되게 그 아이에게 제가 한 말이었습니다.

 


전문 교수와의 만남에서는 DISC유형검사를 통해, 자신의 행동유형과 강점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다.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고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알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 이후, 저는 그 학생이 책을 읽거나 발표를 하려고 할 때 다른 학생들이 무시하지 않도록 일부러 칭찬의 강도를 높게 해 보았습니다. ‘일일 사탕 하나’라는 제도가 계기였습니다. 그것은 즉, 하루 수업 중 가장 잘 한 사람에게 수업 말미에 막대사탕을 하나 주는 것입니다. 옆 사람과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업 자세가 좋았다는 이유로, 책을 읽을 때 지난번보다 목소리가 커졌다는 이유로, 어깨가 으쓱해지도록 사탕을 건네는 것이지요.


  그 여학생의 수업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해도 우는 모습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한글의 글자 크기가 너무 작지만, 맞춤법을 제대로 맞춰서 쓰려고 하는 노력이 보이고 있습니다. 소리의 발음 그대로 적어내던 초창기에 비해서 한글의 규범이 탄탄하게 몸에 붙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친구는 발표력에 있어서도 자신감이 상승하는 것도 같습니다. 손을 들었는데 자기 차례가 오지 않으면 침울해하던 모습이 조금씩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손을 들거나, 자신의 차례에 다른 친구들이 말을 하면 끼어들기를 하여 발표의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글쓰기를 대부분 싫어하는데도 내용을 알차게 적어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는 칭찬이 멈추지 않지요.


사탕을, 초콜릿을, 많이 받은 이유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푸르게 자라나야 하는 이유입니다.


용산국립박물관 경천사 9층 석탑 앞에서. 오른쪽에서 6번째 필자.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현존하는 문자 가운데 가장 완벽하고 완전한 우리 글자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2019년 2차 KB국민카드 Yello멘토링 한국어학당 전문지도 강사와의 만남]을 마무리하며 모두 모여! 사진 출처: 따뜻한 세상 함께 만들어요 함께하는 한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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