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5. 문맹과 비문해 사이에서

천 개의 문장 속으로

by 미래지기

지난 9월 19일은 브라질 교육 학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1921 ~ 1997) 선생이 태어난 지 100년이 되는 기념일이었다. 브라질 페르남부코 Pernambuco주에서 태어나 문맹 퇴치 캠페인을 펼치고, ‘피억압자의 교육학’을 창안한 세계적인 교육학자다. 브라질 500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교육자로 평가받으며, 사상과 이론은 수많은 학자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그의 아내는 남편이 남긴 수많은 기록물을 <파울로 프레이리 연구소>에 보관하도록 했고, 이 기록물들은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파울로 프레이리의 저서들은 교육학의 고전 중 하나가 되었다. <페다고지>, <망고나무 아래서>, <교육과 정치의식> 등 10종에 이르는 책은 이미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다. 2014년에 발간된 <문해교육 – 파울로 프레이리의 글 읽기와 세계 읽기>를 최근에 구입해서 읽는 중이다. 원서의 언어가 영어라, 포르투갈어판 역시 번역서다. 제목은 <Alfabetização : leitura do mundo, leitura da palavra>이다. 이 책에서 프레이리는 세계에 대한 인식과, 언어 그리고 문해에 대하여 말한다. 문해는 프레이리 사상을 이해하는 열쇳말 중 하나다.

‘문맹’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세종대왕님의 은총 덕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맹률은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자랑스러워하지만, 실질 문맹률은 75%나 된다고 하는 충격적인 뉴스 보도가 있어서 자료를 확인해 봤다. 2016/2017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해력은 OECD 평균에 근접하고 있다. ‘실질 문맹률’이라는 것은 글은 읽을 수 있지만 글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문해력’이다. 문맹이 문제가 아니었다.


왜 문해력이 떨어질까? 단순히 책을 많이 읽지 않아서일까? 교육 환경의 변화로 인해 아동기에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글로 된 정보를 읽고 쓰는 훈련을 하지 못해서 받게 되는 피해는 ‘컴맹’이나 ‘폰맹’, ‘3D맹’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근본 문제다. 지금은 아무도 ‘문맹’을 염려하지 않는다. 경제가 발전하고 IT 기술이 지구를 뚫고 우주로 나가는 21세기에 우리의 걱정거리는 ‘비문해’다. 인문학이 여전히 큰 화두로 자리 잡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일까?


사람은 생각을 실천하지 않으면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 문해력도 실천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능력이다. 지식은 유전되지 않으므로, 과거의 지식도 현재의 내가 소화시켜 실천하지 않으면 미래의 열매로 거둘 수 없다. 그래서 현자들은 실천 없는 배움을 경계했다. 프레이리는 실천이 곧 교육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교육이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항상 지식을 실천으로 옮기는
이론이다.“
<천 개의 문장들, p121>

“A educação, qualquer que seja ela,
é sempre uma teoria do conhecimento
posta em prática.”

문맹에서 탈출하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다. 그러나 비문해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어쩌면 한 사람이 평생 노력해야 하는 일이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파울로 프레이리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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