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이 1년이 되기까지
무릎 십자인대 부분 파열이 있다. 어릴 때 심하게 운동을 하다 다쳤는데 동네 어느 병원을 가도 원인을 알지 못했고 허리가 아파 찾아간 병원에서 무릎이 아픈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간 아팠던 이유를 몇 년이 지나 알게 되었지만 안 자체만으로 마음은 후련했고 지금은 무릎 관리에 신경 쓰며 살아가고 있다. 수영, 걷기, 자전거 등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계속 해왔고 다른 운동은 내 평생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2018년 로드 자전거에 입문하고 퇴근 후 친구들을 만나 자전거 타기 바쁜 나날들을 보냈다. 매일 저녁 자전거를 타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은 기본, 절로 살도 빠져 더 신나게 사이클을 즐겼다. 하지만 2020년 1월 코로나가 터지고 직업상 관련 업무에 종사하다 보니 퇴근만도 감사한 나날이 길어졌고, 업무가 마무리될 즘엔 유독 긴 장마로 코로나 블루보다 더 슬픈 장마 블루를 겪었다. 매일 비가 내리니 당연히 자전거는 탈 수 없었고 아침 일찍 절로 떠지는 눈에 아까운 시간을 버릴 수 없어 새벽 걷기를 시작했다.
함께 스터디를 하던 친구는 매일 아침 같은 코스를 뛰어다녔고 반갑게 인사하며 서로 파이팅만 외친 후 난 내 코스를 계속 걸었다. 그러던 중 '나도 뛰어볼까'라는 마인드가 생겨 조금씩 뛰기 시작했고 지금은 하루 5km를 달리는 나름의 러너가 되었다. 처음엔 내가 뛸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신기했고 운동일지를 남겨보니 쌓여가는 기록들을 유지하고픈 욕심이 생겨 현재도 진행 중이다.
평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이고 저녁 운동은 꾸준함을 유지할 수 없기에 새벽 러닝을 시작했다. 새벽5시 반에 알람을 맞추고 6시 전에는 나가 매일을 달렸다. 아침형 인간이라 하더라도 새벽에 달리고 출근하면 오전이나 오후 내 정신 못 차리는 날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적응한 후론 괜찮아졌다. 5km 달리기를 하며 마라톤 완주하는 모습, 대회 메달로 인테리어 하는 상상도 해 보았지만 코로나가 만든 언택트 시대에 예전의 마라톤은 사실상 불가였다. 대신 스트라바, 가민 같은 어플들로 다양한 보상을 받아 아쉬움을 채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경쟁없어 편하고 요령 피워 되지 않는 정직한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어 더 몰입하게 되었다.
달리기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어간다. 여름, 가을, 겨울, 봄 그리고 여름.. 매일 뛰는 것이 힘들고 지루하고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뛰지 않은 날은 종일 죄책감에 시달렸고 다음 날이라도 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반면 달리기로 시작한 날은 출근길 발걸음부터 가벼웠으며 군것질을 해도 용서되는 즐거운 하루가 되었다.
24시간 중 30분이 나의 하루에,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 무시하다. 혈액순환에 이어 활기가 넘치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어 삶의 선순환을 만들어 준다. 운동만이 답은 아니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나만을 위한 알찬 생활은 당사자는 물론 주변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나의 하루, 한 달, 1년을 만든 건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다. 짧지만 위대한 30분 활용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