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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레터는 제대로 확인하셨나요?

A. 서명하기 전에 당신이 놓칠 수 있는 한 줄을 확인하세요.

by 미르

면접에 합격하고 처우협의(연봉협상)까지 완료하면 이제 모든 것이 마무리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절차는 바로 오퍼레터(Offer Letter) 확인이다. 대부분의 이직자들은 '이미 말한 조건이겠지'라고 생각하며 대충 서명하지만 막상 나중에 기대했던 조건과 달라서 인사팀과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오퍼레터는 단순한 합격을 통보하는 문서가 아니라 회사와 당신 사이의 법적 약속서이다.


오퍼레터는 회사가 당신에게 제시하는 근로조건의 요약본이자 입사 당일 체결하는 근로계약의 핵심 근거가 되는 문서이다. 보통은 이메일을 통해 PDF파일로 전달하지만 인사팀은 당신의 서명을 받은 오퍼레터를 채용의 근거 문서로 계속 보관한다. 따라서 오퍼레터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서명하는 것은 계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무조건 동의한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렇다면 어떤 항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할까?



1. 연봉구조 - 숫자만 보지 말고 구성을 확인해라

오퍼레터를 받고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연봉 구조'이다. 그동안 채용담당자와 이야기한 금액이 기본급만 해당하는 금액인지 고정수당 또는 정기상여금까지 포함된 금액인지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봉 6,000만 원'이란 숫자만 보고 서명을 했지만, 아래에 '기본급 4,500만 원 + 경영성과급 1,500만 원(최대)'란 내용이 있다면 당신의 실제 계약연봉은 4,500만 원에 불과하다. 설마 이런 회사가 있을까 싶지만, 경영 성과급(인센티브)까지 포함한 금액을 '연봉'으로 처우협의를 진행하는 회사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 수습 기간 - 짧은 문구가 입사 초 급여를 바꿀 수 있다.

경력직에게 수습기간을 설정하는 회사가 의외로 많은 편이다. 수습 중 급여 차감여부, 평가 기준 등이 오퍼레터에 기재되어 있는지 또는 별도 안내 문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법적으로 1년 이상의 근로기간과 3개월 이하의 수습기간이 설정된 경우, 최저임금의 90% 수준으로 급여를 지급할 수 있다. 즉, '수습기간 중 급여 90% 지급' 같은 문구 하나로 입사 초 급여가 달라질 수 있다. 입사 후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서명 전에 꼭 확인해라.



3. 근무 형태 - 재택근무, 유연근무, 자율출퇴근의 진짜 의미는?

요즘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와 '자율출퇴근', '유연근무제'를 운영한다고 홍보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가능하다'는 말과 '보장한다'는 말은 전혀 다르다. 면접에서 들은 근무 형태가 실제 오퍼레터에 명시되지 않았다면, 해당 근무제도의 운영은 회사 재량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주 2회 재택 가능(부서장 승인 시)'란 문장은 재택근무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부서장의 승인에 따라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오퍼레터에 서명하기 전에 아래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ㆍ근무유형 : 정규직, 계약직, 프로젝트 기반인지 여부

ㆍ근무시간 : 고정 근무(ex. 9~18시), 시차 출퇴근, 선택적 근로제 여부

ㆍ재택근무 조건 : 전사 공통인지, 팀별 승인제인지, 회사 규정(취업규칙 상) 주 몇 회가 허용되는지 여부



4. 근무지 - 출근지는 단순한 주소가 아닌 '생활권의 기반'

근무지는 단순한 회사의 '주소 한 줄'이 아니라 당신의 생활권과 삶의 리듬을 바꾸는 중요한 요소다. 오퍼레터에 '근무지 : 서울 본사'라고 명시되어 있어도 '회사 사정에 따라 근무지가 변경될 수 있음'이란 문구가 있을 수 있다. 이 문장은 향후에 당신이 지방 이전, 파견, 지방 사업장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인사이동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은 '국내외 타 지사 근무 가능'이란 문구를 포함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해외 주재원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래서 근무지 변경에 대한 문구가 있다면 채용담당자에게 미리 아래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ㆍ입사 후에 근무지가 변경된다면 어느 지역으로 갈 가능성이 있나요?

ㆍ향후에 저도 그 지역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있나요? 만약 있다면 언제쯤 검토 대상이 될까요?


오퍼레터를 받고서 채용담당자에게 모호하거나 모르는 부분을 묻는 것은 결코 '까다로움'이 아니다. 확실하고 명확한 오퍼레터는 당신의 첫 출근보다 먼저 발생한 성공적인 이직의 신호이다. 그러니 오퍼레터를 받고서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이해한 뒤에 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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