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당신의 마지막 모습이 다음 커리어의 밑바탕이 됩니다.
퇴사를 통보하면 마음이 가벼워지면서도 동시에 '인수인계'란 미묘한 긴장감이 찾아온다. 하지만 이 시점부터 보여주는 태도가 당신의 '프로다운 마무리'를 보여주는 시작점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퇴사 후 새로운 회사로 이동하는 것에 집중하느라 인수인계에는 다소 소홀한다. 그러나 인수인계는 단순한 절차가 아닌 현 직장에서의 마지막 평판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당신이 떠난 후 회사가 그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좌우되기 때문이다.
퇴사자의 입장에서 인수인계는 솔직히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다. 이미 마음은 떠났고 고생했던 기억이 많을수록 '이제는 그만 고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HR이나 리더들은 당신의 퇴사 과정에서 당신이 보여주는 태도와 디테일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특히 당신이 '끝까지 책임감 있게 일을 마무리한 사람'인지를 확인한다. 이는 당신에 대한 '평판조회(Reference Check)' 요청이 들어왔을 때 당신의 신뢰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례가 된다. 결국 인수인계는 '회사에 대한 의무'가 아니라 당신의 커리어를 보호하는 마지막 평판관리 과정이다. '어떻게 떠났는가'보다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를 생각하며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자.
인수인계는 단순히 문서와 엑셀 자료를 넘기는 것이 아니다. 후임자가 당신의 업무를 이어갈 때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인수인계의 목적은 업무의 인계보다는 '업무의 재현과 조언'에 있다. 아래 세 가지 항목만 제대로 정리해도 인수인계의 완성도는 확연히 달라진다.
ㆍ업무 현황 - 담당한 업무와 프로젝트, 주요 일정, 미결 과제 등
ㆍ업무 절차 - 사용 시스템의 접근 권한과 사용법, 결재라인, 협업 담당자 등
ㆍ주의사항 - 반복되는 오류, 초반 실수 포인트, 주요 리크스 등
특히 "지금은 바쁘니 나중에 설명드릴게요"란 말은 인수자 입장에서는 가장 큰 리스크다. 이직 준비로 정신없고 바쁘더라도 최소한 문서로 정리하고 직접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당신의 30분은 후임자에게는 몇 주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된다.
인수인계는 단순히 업무 인수자(후임자)만 하는 것이 아니다. 후임자, 부서장(팀장), HR담당자들이 필요한 정보는 모루 다르다. 따라서 대상자 별로 맞춤형으로 준비하여 전달해야 한다.
ㆍ후임자 - 실무 중심의 세부 내용 (ex. 이 업무는 어떤 순서로 어떤 시스템에서 처리하는가?)
ㆍ부서장 - 전체 일정과 리스크 공유 (ex. 어떤 업무가 남아있고 어디서 리스크가 발생하는가?)
ㆍHR - 인수인계의 완료 여부 (ex. 누구에게 어떤 업무를 인계했고 미완료 사항은 무엇인가?)
이 세 방향의 소통이 모두 완료되어야 진정한 인수인계이다. 하나라도 빠진 결과로 '업무 공백'이 발생한다면, 그 결과와 책임은 당신에게 향할 수 있다. '떠나는 사람'으로의 마지막 책임은 바로 이 시점에서 발생한다.
퇴사 전 인수인계를 성실히 해도 퇴사 후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당신이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이메일이나 공유 드라이브/서버, 사내 메신저 등 어디에든 확실한 증빙을 남겨야 한다. 또한 인수인계의 완료에 대한 증빙(체크리스트, 서명 등)을 남겨둔다면 더 안전하다. 특히 HR은 퇴직 절차를 처리하면서 사직서 제출과 장비(PC, 사원증 등), 인수인계 작성을 필수로 확인한다. 만약 이 중에 하나라도 지연되거나 누락된다면 퇴직 처리가 지연되어서 새로운 회사로 이동하려는 당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끝내는 것이 당신의 커리어를 보호하는 '보험'이다.
퇴사 후 인수인계는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당신의 이름을 남기는 마지막 기록이다.
그리고 깔끔한 인수인계와 흔적을 남기고 떠난 사람은 시간이 흘러도 '그 사람은 프로였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 한마디가 훗날 당신의 다음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가장 강력한 추천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