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에는 아홉 가지가 있고, 이 지형에 맞게 적의 약점을 공략하고, 때론 사지에서 죽기 살기로, 때로는 어제의 적과 협력하여 진형을 펼쳐 공격해야 한다
적군이 성문을 개방할 때 필히 재빠르게 침입하여 우선 적의 소중한 것을 빼앗고, 적의 미세한 틈을 기다리고, 적군의 상황에 따라 전쟁의 승패를 결정 짖는다. 전쟁의 정리는 신속함이 주요하니 적국이 급히 출진하지 못할 때를 노리고, 적이 우려하지 못한 길로 출격하며, 적이 경계하지 아니한 곳을 공격한다. 敵人開闔, 必극入之, 先其所愛, 微與之期, 踐墨隨敵, 以決戰事, 兵之情主速, 乘人之不及, 由不虞之道, 攻其所不戒也.
손자병법에서 말하기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이라고 했다. 전쟁과 싸움은 그 자체로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소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싸움을 하기로 결정하고, 적대적 관계에 놓였다면, 빠르고 신속한 승리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 적대 관계에서의 신사적 행동은 사리분별을 구분하지 못함이고, 패배의 쓴맛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적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적의 가장 뼈아픈 부분을 건드려서 부셔버릴 능력과 자신이 없다면, 전쟁은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죽게 될 상황에 처해 있다면 병사들이 진력을 다하여 싸우게 될 것이고, 병사들이 심한 함정에 빠지게 되면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왕래할 장소가 없으면 견고하게 단결하고, 적지에 깊이 들어가서는 거리낄 것 없이, 부득이하게 싸울 수밖에 없다.
死焉不得, 士人盡力, 兵士甚陷則不懼, 無所往則固, 深入則拘, 不得已則鬪,
사생결단이라 하여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면, 한 명이 백명의 역할과 기운을 낼 수 있다. 다만, 이것은 항상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선, 적과의 싸움이 불리한 상황에 놓이고, 반전의 가능성이 희박하며, 싸움에 져서 잃을 것이 없을 때 고려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병졸을 단단하게 마음먹게 만들 수 있는 기반이 있어야 한다. 그저 불나방과 같이,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가라고 하면, 어떤 병졸이 이를 따르겠는가? 그들이 불길 속을 헤쳐 나갈 명분을 세우고, 설득하지 않는다면 사생결단은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양날의 검처럼 신중을 기해야 한다.
감히 문답을 하면, 아군의 군사를 솔연처럼 움직일 수 있는가? 대답하여 말하길, 가능하다. 오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증오하는 사이지만, 두 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다가 폭풍우를 만난다면, 좌우의 손처럼 단결하여 서로를 구하려고 할 것이다.
敢問, 兵可使如率然乎? 曰, 可, 夫吳人與越人相惡也, 當其同舟而濟, 而遇風, 其相救也, 如左右手.
오나라와 월나라는 오랜 전쟁을 통해 서로를 아주 증오하는 관계였으나, 이들이 같은 배를 타고 가다 폭풍우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협력했다는 이야기에서 '오월동주'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이 이야기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동시에 생존과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적이라고 하여도, 같이 협력하는 동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마치 다시는 안 볼 사람처럼 상대를 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은 어디어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잘해주지는 못할 망정 최소한에 적을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타고 되돌아갈 말을 사방에 묶어놓고, 싣고 돌아갈 수레바퀴를 땅에 매장하여, 강압적으로 죽기를 각오하는 것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 수 없다. 전군을 통제하여 용감하게 하나로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 강한 자나 나약한 자의 개괄적인 모든 힘을 얻기 위해서는 지형의 이치를 얻어야 한다.
是故方馬埋輪, 未足恃也. 齊勇如一, 政之道也. 剛柔皆得, 地之理也.
사람 셋이 모이면 정치가 시작된다고 한다. 흔히, 정치라고 하면 안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정치 자체는 인간 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문화인류학적 측면에서 인간사회의 발전은 통상 단계를 밝아 가게 된다 :
가족 사회(가장) - 군집 사회(연장자) - 부족사회(추장) - 중앙집권 사회(왕) - 민주사회(시민). 사회는 발전해도 그 구심점이 되는 사람이 있고, 이는 불가피하게 정치를 하게 된다. 정치가 없다면, 각 개인은 한낱 모래알과 같다.
사람들이 흩어져서 각개 격파당해 죽지 않기 위해서는 모여서 힘을 가져야 하고, 이 구심점이 바로 정치인이 된다. 따라서 정치는 잘 사용되면 좋은 것이고, 잘못 사용되면 나쁜 것이지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정치하느냐가 중요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