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묻고 또 물어야 한다.
남편이 코를 훌쩍댄다.
훌쩍, 보다는 크크킁에 가깝다.
날씨가 따듯해지면 꼭 저런다.
비염인가.
- 증상이 어때?
- (목젖 부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여기로 넘어가는 부분이 간지러워
- 목이 아프다고?
- (목을 젖히며) 아니, 이쪽 부분이 살살 간지러워
- 그러니까 목이?
- (이번엔 코와 볼 사이를 가리킨다) 코가 여기 있잖아. 코랑 입이랑 연결되는 곳
- 아아, 콧물 삼키기 직전에 코에 걸리는 부분?
- 어 맞아 그거야 정확해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자면,
스무 고개 게임 같은 작업이 필요하다.
묻고 또 물어서 그 사람의 언어를
내가 가진 언어로 해석해야 한다.
심리학자나 부부 상담가가
각자의 말을 통역해 전달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언제나 우리 옆에 있어줄 수는 없는 일.
결국 우리는 스무고개 하듯
상대방 자신도 잘 모르고 있는 마음을 상태를 상황을
묻고 또 물어서 이해해야 한다.
설사,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한평생을 바쳐 진리를 탐구하는 열정적인 학자의 마음으로.
누군가와 같이 산다는 일은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학문, '타인'이라는 학문를 공부하는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