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토끼 이불
Owen / KEVIN HENKES
Kevin Henkes(1960~ )의 동화는 생쥐 캐릭터(Mouse books)들이 많이 등장한다. 주로 취학 전후의 아이들이 주인공인데 아이들은 한 가지씩 결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케빈 헹크스는 결함을 장점으로 극복하는 재치가 탁월하다. 그는 주로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화를 쓴다고 한다.
케빈 헹크스의 동화는 그늘이 없다. 따뜻하고 명랑하다. 일러스트 또한 스토리와 더할 수 없이 잘 어울려 책을 펼칠 때마다 엄마도 소꿉놀이하던 시절로 돌아간 듯 행복해진다.
<Jessica> <Lilly> <chrysanthemum> 제시카, 릴리, 국화.
케빈 헹크스의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 소녀들. 딸 키우는 엄마로서 동화책 주인공들이 입은 원피스가 너무 예뻐서 딸들에게도 다 입혀주고 싶었던 사랑스러운 아이들.
《Owen》은 꼬마 생쥐 ‘Owen’ 이야기이다.
Owen은 곧 학교에 가야 하는데 엄마 아빠는 걱정이 태산이다. 왜냐하면 Owen이 아기 때의 담요‘Fuzzy'를 아직도 끌고 다니기 때문이다.
잠 잘 때도, 놀 때도, 화장실 갈 때도, 치과에 갈 때도...
‘Fuzzy'와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니 담요는 얼마나 냄새나고 더러울까. 오렌지주스, 포도주스, 초콜릿 우유, 아이스크림 등. 온갖 것이 묻은 얼룩얼룩한 담요를 보며 녀석은 “Fuzzy likes what I like ” 말하며 오히려 흐뭇해한다. 못 말리는 귀여운 녀석. 그러나 Owen은 이제 곧 학교에 가야 한다. 엄마 아빠는 걱정할 수밖에. 학교에 저 담요를 끌고 갈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 Isn't he getting a little old to be carrying that thing around?"
"쟤가 지금 저거 끌고 다닐 나이는 아니잖아요?"
참견쟁이 이웃의 족집게 아줌마(Mrs, Tweezer)는 담요를 떼어놓는 비법을 엄마 아빠에게 알려주었다.
" Haven't you heard of the Blanket Fairy?"
엄마 아빠는 베개 밑에 두고 자면 요정이 선물과 바꿔 준다는 오지랖 아주머니의 '담요 요정' 비법을 전수받았다. 하지만 Owen에겐 통하지 않았다.
" Fuzzy's dirty, " said Owen's mother.
" Fuzzy's torn and ratty, " said Owen's father.
"No, " said Owen. " Fuzzy is perfect."
And Fuzzy was.
엄마 아빠가 아무리 담요가 더럽다 낡았다고 말해도 Owen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아빠는 오지랖 아주머니의 두 번째 처방대로 Owen이 좋아하는 담요 끝 모서리를 몰래 식초병 속에 담갔다. 그러나 시큼한 식초 냄새에 담요를 버릴 줄 알았던 녀석은 담요 끝을 문질러 모래 속에 파묻었다가 꺼내 " Good as new" 오히려 새것처럼 되었다고 좋아했다.
뽀송한 담요는 더 이상 뽀송뽀송 부드럽지 않았다.
하지만 Owen에겐 언제나 완벽한 담요였다.
어딜 가든 무슨 일을 하든 Fuzzy와 함께했다.
오지랖 아주머니는 이번엔 강력히 "No "해야 된다고 했다. 학교 갈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결국 엄마 아빠는 아주머니 충고대로 Owen에게 절대 학교에 담요를 갖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Owen은 “I have to bring Fuzzy to school, " 반드시 담요를 학교에 데리고 가겠다” 고집을 부렸다. 아빠는 떼쓰는 아들에게 가차 없이 “No” 했다. Owen 은 담요에 얼굴을 묻고 울기 시작했다. Owen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 Don't worry "
" It'll be all right "
걱정 마. 다 잘될 거야.
이건 아니다 싶어 엄마 아빠는 아이를 위로했다. 그때 엄마에게 " I have an idea!"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Owen이 담요와 헤어지지 않고 학교에서도 놀림받지 않는 방법. 완벽하고 멋진 훌륭한 아이디어.
“It was an absolutely wonderful, positively perfect, especially terrific idea.”
엄마는 담요를 가위로 싹둑싹둑 잘랐다. ( Owen의 눈물 한 방울!)
그러고 나서 엄마는 담요 조각을 재봉틀로 박았다.
엄마는 담요를 자르고 다시 박고 자르고 다시 박고... 조각조각 손수건으로 만들었다.
눈물도 닦고 콧물도 닦고 야호 야호 신난다!
이제 Owen은 담요가 아닌 손수건 Fuzzy를 지니고 다닌다.
녀석이 가는 곳 어디에나....
우리 큰딸 션이도 뱃속에 있을 때 이모가 사다준 토끼 이불에 애착이 유별났다. 아이가 태어나 처음 만난 것이 엄마 아빠 그리고 이불에 그려진 토끼였을 것이다. 아이는 이불에 토끼가 진짜 토끼라 생각했을까. 어느 날 내가 세탁기에 이불을 넣으려니까 " 안돼! 토끼 이불아!" 이불을 잡아당기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나는 " 알았어. 알았어. 토끼 이불 안 빨을 게 " 하고는 그 후 토끼 이불은 아이가 잠든 사이에 얼른 빨아 널었다.
유아기에 애착하는 물건을 엄마가 버렸을 때 아이의 상실감은 40대 가장이 파산했을 때의 심정과 맞먹는다고 한다. 유아기에 물건에 집착하는 것은 그것을 사물이 아닌 살아있는 유기체로 느끼기 때문이다.
웃고 조잘대며 종일 인형과 노는 아이들. 인형이 다치면 나도 같이 아프고, 내가 슬프면 인형도 슬프다고 믿는다. 인형의 감촉, 이불과 베개의 냄새, 오감으로 느끼는 사물들을 살아 숨 쉬는 생물로 인식한다. 그런데 이때 엄마가 아이 물건이나 장난감 등을 더럽다고 낡았다고 쓰레기통에 처넣는다면? 아이의 상실감은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다. 요즘은 유아기의 그런 심리가 뉴런 공감을 형성하는데 긍정적이라 해서 애착 인형을 미리 준비해두기도 한다.
Owen 부모님은 오지랖 족집게 아줌마의 말에 휘둘리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국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엄마가 묘안을 찾아냈다.
엄마가 옳았다.
다행히 우리 큰딸 션이는 어디 밖에 갈 때는 이불을 끌고 다니진 않았다. 그러나 커가면서 계속 새 이불을 사주었지만 다른 헌 이불은 다 버려도 <토끼 이불>은 절대 안 버리겠다고 했다. 나는 결국 션이의 뜻에 따라 지금 여기까지( 대학 졸업반) 토끼 이불을 끌고 왔다. 세상에나 토끼 이불을 낡고 낡아 손만 대도 찢어진다. 션이를 키운 건 엄마, 아빠, 강아지 행운이, 그리고 토끼 이불.
● 작가의 다른 책
- Chrysanthemum
- Jessica
- Little white Rabbit
- OLD BEAR
- Kitten's First Full Moon
● 작가의 웹사이트
www.kevinhenkes.com- 작가의 인터뷰, 동영상, 작업 과정. 독후활동 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 After Reading
- 1994년 칼데콧을 수상한 이 동화는 국내에 《내 사랑 뿌뿌》로 번역되었다.
1. 독후활동으로 담요 Fuzzy의 새로운 이름 짓기를 해 본다.
사물에 이름 짓기. 책의 제목. 새로운 이름 짓기는 창작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2. 장난감. 인형들. 선물이나 여행지에서 사 온 물건들에게도 이름을 지어주자
3. 특별히 내가 아끼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 이유와 추억 등을 글로 써본다.
- 큰 딸 션이의 변함없는 <토끼 이불> 러브스토리 -
동생이 태어나도 아빠 등에서 낮잠 잘 때도
지금도... 1994년생 동갑내기 날깃날깃 <토끼 이불>과 이쁜 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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