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탁은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건강을 위해 탁구 동호회에 가입했다. 처음엔 많이 망설였지만, 다행히 아는 사람이 있어서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 동호회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영환 덕분이라는 생각에 봉탁은 감사함을 느꼈다. 그는 혼자 생각했다.
"무엇이든 첫발이 어려울 뿐이지, 그다음은 생각보다 쉽네. 옛 동료가 설명도 해주고, 라켓도 선물해줬으니 이제 더 열심히 해야겠어."
탁구는 보기엔 쉬워 보였지만, 생각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스포츠였다. 봉탁은 문득 베드민턴을 즐기는 동생이 한 말이 떠올랐다.
"탁구는 기술이 너무 필요해서 난 안 해."
그때는 그 말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탁구가 얼마나 섬세한 스포츠인지 실감하고 있었다. 탁구장에 도착해 몇 번 공을 주고받기만 해도 금세 땀이 쏟아졌다. 그는 잠시 멈춰서서 땀을 닦으며 생각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땀을 흘려본 적이 있었나? 이게 꽤나 엄청난 운동이네.'
탁구는 혼자 할 수 없는 운동이었다. 상대방이 있어야만 가능한 운동이기에, 실력이 부족한 봉탁은 함께 치자는 말을 쉽게 꺼내기 어려웠다. 다행히 영환이 먼저 다가와 여러 가지를 친절하게 알려주었고, 봉탁은 그 배려에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다.
‘동호회 회원들과 잘 지내야겠다. 탁구 실력은 천천히 늘더라도 사람들과의 관계는 우선이니까.’
그때 영환이 갑자기 말했다.
"일주일에 두 번 치는 것만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아."
그 말에 봉탁은 잠시 당황했다. 그는 여태껏 동호회에서 일주일에 두 번 참석하며 꾸준히 운동한다고 생각했지만, 영환의 말은 새로운 도전을 암시하고 있었다. 실력을 진짜로 늘리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봉탁은 영환의 말을 되새기며 생각에 잠겼다.
‘더 자주 나와서 연습해야 하나? 아니면 유료 코칭을 받아야 하나?’
탁구장에 나올 때마다 봉탁은 땀을 흘리고,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의 실력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영환의 말은 그에게 더 큰 도전과 목표를 던져주었다. 과연 지금의 노력만으로 충분할까? 탁구에 좀 더 진지하게 몰두해야 하지 않을까?
그때 회사 동료의 고민이 떠올랐다.
다른 지역의 탁구 동호회에 가입한 그 동료는 늘 레슨을 받는 날에만 탁구장에 간다고 했다. 실력이 아직 부족해서 레슨이 끝난 후에는 공을 받아줄 사람이 없으면 그저 혼자 서서 뻘쭘하게 있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 동료도 자주 연습하지 못해 실력이 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던 기억이 났다.
‘역시 어떤 운동이든 꾸준함이 중요하구나. 자주 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 수가 없지.’
봉탁은 혼자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꾸준히 자주 운동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제 봉탁에게 남은 과제는 실천이었다. 어떻게 더 자주 탁구장에 나갈 수 있을지, 그리고 자신의 실력을 어떻게 더 향상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탁구는 그저 취미로 시작한 운동이었지만, 이제 봉탁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자 성취감의 원천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매주 두 번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상, 그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