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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Nov 05. 2022

고향


내 고향 마을 앞 가지를 늘어뜨린 정자나무 한그루


여름이면 흰 모시적삼 입은 어른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송글송글 구슬땀을 말리셨다


동구 밖을 나가본 적 없는 어린 시절의 나는

답답한 가슴 될 때면 신작로를 달렸는데


달아나고 싶은 고향 머물 수 없는 나는

떠난 이방인 되어 오래 떠돌며 살았다


타향살이에 지친 날 그리운  찾던 날에

마을 앞 정자나무는 어김없이 나를 반기는데


섣달그믐에 한겨울의 시린 달처럼

엄마의 연약한 가슴은 가시 돋힌 천진함


돌아갈 고향이 없는 것은 부모를 잃은 것과 같은 것 


마을의 정자나무는 그늘 만들어 땀을 닦아주었지만

엄마 가슴은 여리디 여린 새의 발톱 닮은 가슴


아이들이 자라  부대끼어 내 품을 파고들면

나는 따뜻한  지어 환한 웃음으로 기다리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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