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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란한 일상
내리사랑
by
박 혜리
Dec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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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둘째가 태어나기 전에 큰아이에게 흠뻑 빠진 나는 뱃속에 다시 아이를 가졌지만 그렇게 좋은 줄을 몰랐다.
그러나 열 달 후에 둘째가 태어나자 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담은 눈길을 보내며 시간이 가는 줄을 몰랐는데 이런 내 모습을 지켜보던 여동생은 비아냥거리며 내게 이런 말을 하였다.
" 자기 자식은 엔간히 챙기며 사랑한다고."
첫째와 둘째는 여섯 살 터울이 나는데 걸어 다니며 밥을 숟가락으로 떠먹는 큰아이보다는 제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있는 막내에게 손이 더 가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아이가 투정을 부리듯 여동생은 그렇게 질투를 하였다.
부모 자식 간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부부의 사랑, 형제들과의 사랑, 이웃사랑 등 사랑을 수식하는 말들은 많다.
월권만 아니면 사랑만큼 좋은 말이 없고 사랑만큼 지고지순한 것도 없다는 생각인데 부모님의 사랑이 부족하였던 여동생은 내 치마단을 잡고 조카를 시샘하며 그렇게 자주 칭얼거렸다.
그런데 난 들 어떻게 알았으랴. 꼬물거리는 아이가 그렇게 이쁠 줄을.
그래서 내리사랑이라 누가 말하지 않았던가.
요즘은 그 사랑이 부족해서 결혼도 안 하고 혼인을 하여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일까.
어떤 이는 지금처럼 풍족한 시대가 어디 있냐
말하고
또 다른 이는 집이 비싸고 물가가 오르고 사교육비 많이 드는 요즘이 제일 힘이 든다는데.
그러고 보면 전쟁이 일어나던 때에도 아이는 낳았고
먹고살기 힘들다는 보릿고개 때도 아이는 줄줄이 낳았다.
무엇이 문제일까.
자신을 배신할 줄 알면서도 예수는 열두 제자의 발을 씻기었고 내가 존경한 신부님은 내전이 일어난 나라에서 질병으로 죽어가던 사람들을 구하다 정작 자신은 돌보지를 못하였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아프면 목숨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 그 사랑을 내리사랑이라 말하는데
나는
예수님과 신부님 같은 사랑이 온 세상에 가득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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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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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혜리
봄이나 가을같은 형형색색의 꽃이 피거나 질 때면 시를 쓰고 여름과 겨울동화처럼 이야기가 떠오르면 글로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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