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수나무향이 짙어지는 가을에
우리 동네 입구에는 계수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나무 같지만, 가을이 되면 그 존재는 단번에 드러난다.
노랗게 물든 잎사귀 사이로 달콤한 향기가 바람을 타고 퍼진다.
그 향은 마치 달고나 같다.
어린 시절 골목에서 설탕을 녹이던 냄새처럼,
달달한 달콤함이 마음 한구석을 포근히 덮어준다.
나는 계수나무 옆을 지날 때마다 코끝을 킁킁거리며 향기를 찾는다.
그 향이 느껴지는 날이면, 이유 없이 행복해진다.
처음 그 향을 알아차린 건 작년 가을이었다.
무심히 걷던 길 위에서 문득, 어디선가 달콤한 냄새가 스며왔다.
향기를 따라가 보니, 노랗게 물든 잎을 흔드는 계수나무가 서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매년 이 계절을 기다리게 되었다.
계수나무의 향기는 시간이 갈수록 깊어진다.
낙엽이 떨어지고,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릴 때면
그 소리마저 향기로 느껴진다.
자연이 내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인사 같아서
나는 그 길을 천천히 걸으며, 마음을 맡긴다.
오늘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노랗게 물든 계수나무 잎 몇 장이 발끝에 닿았다.
그 순간 달콤한 향기가 다시 코끝을 간질였다.
자연이 내게 속삭인다.
“올해도 잘 지내고 있지?”
가을의 달고나 향기 속에서,
나는 오늘도 나를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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