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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이로운 고작가 Jul 12. 2020

우리는 호르몬에 놀아나고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몇 가지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난 초등학교 때 봤던 드라마 '꿈의 궁전' 속 한 장면이 지금도 생생한데 여자 주인공, 김지호가 극 중 썸남인지 연인인지, 하여간 좋아하는 남자 손을 잡으며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당시 난 사랑을 모르는 꼬맹이었지만 그 대사를 듣고 '어른들은 좋아하는 사람과 있으면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는구나' 하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나 역시 늦은 밤, 남자 친구와의 헤어짐이 아쉬워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 때 비로소 드라마 속 대사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이처럼 사랑은 모르는 걸 알게 하고, 경험하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한다. 때로는 울던 사람도 웃게 하고, 냉정한 사람도 스윗하게 만든다. 사랑 그놈(바비킴 노래 인용ㅋㅋ) 알고 보니 참 재주가 많은 녀석이다.      


그렇다면 사랑은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걸까?

답은 호르몬에 있다. 사랑을 하면 호르몬이 분비되고, 그 호르몬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랑을 통해 느끼는 행복감도 호르몬에서 비롯되고, 연인을 와락 껴안고 뽀뽀하고 싶은 충동 역시 호르몬이 원인이다.


당신이 막 사랑을 시작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순간, 이미 뇌에선 '도파민'이라는 화학물질이 분비되기 시작하는데 이는 기분을 좋게 해주고 쾌감을 느끼게 해주며 없던 의욕까지 샘솟게 한다.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들이 시도 때도 없이 애정표현을 하고, 전화통화를 하는 것은 도파민이 과다 분비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연애 초기가 지나가면 불타는 열정은 조금씩 사그라들기 마련이다. 대신 사랑이 점점 깊어지면서 편안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는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가 활성화된다. 도파민과 세로토닌 모두 기분을 좋게 해주는 호르몬이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도파민은 자극적인 행복을 주고 세로토닌은 안정적인 행복 즉, 편안함을 준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만날수록 편안함을 느끼는 것 역시 세로토닌 덕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울증도 완화시켜주고 숙면에도 효과가 있어 우리 신체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다. 이밖에도 연인과의 포옹은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시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고 키스를 하는 것은 호르몬과는 관련이 없지만 충치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쓰다 보니 사랑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은데 실제로 영국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남자들에게 “아내를 사랑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YES" 라고 대답한 사람들의 회복 속도가 "NO"

라고 답한 사람보다 2배 더 빨랐다고 한다. 여자들끼리도 흔히 예뻐졌다는 칭찬을 할 때 뒤에 "요즘 연애하나 봐~?"라고 하는 걸 보면 사랑이 좋다는 사실을 사람들도 익히 알고 있는 듯하다.


물론 과거 상처 때문에 사랑을 주저하는 사람도 있고, 인연을 만나지 못해 아직 솔로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우리는 더 행복하고, 건강하기 위해서라도 꼭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해야 한다. 이 글 때문에 어쩌다 사랑 예찬론자가 돼버린 나도 포함해서^^;;;;



https://brunch.co.kr/@missko9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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