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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이로운 고작가 Sep 24. 2020

가을에 꼭 들어야 할 재즈 <Autumn leaves>


가을은 다채롭다. 그 어느 계절보다 드높은  하늘, 울긋불긋한 단풍과 은행잎,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선선한 바람까지...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와 풍경 탓에 괜스레 돌고 돌아 집에 가는 날이 많다. 즐길 게 너무 많아서일까? 가을을 표현하는 단어도 참 다양하다. 누군가는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고독의 계절'이라 하고, 간혹 '남자의 계절'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으론 가을을 '재즈의 계절'이라 생각한다. 가을만큼 재즈와 잘 어울리는 계절은 없다. 가을을 주제로 한 재즈곡도 여럿 있는데 <Autumn in Newyork>, <September song>, <Autumn leaves>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음악들 중에서 재.알.못들도 알만한 제일 유명한 곡을 꼽으라면 바로  <Autumn leaves>다.


https://www.youtube.com/watch?v=tAXjTnKQi8w


전설적인 재즈 그룹, 에디 히긴스 트리오가 2003년에 발표한 이 곡은 재즈 스탠다드로 통할만큼 많은 뮤지션들에 의해 연주되고, 대중들 역시 좋아하는 곡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으니, 이 곡은 원래 재즈가 아닌 프랑스 샹송, '고엽(Les feuilles mortes)'에서 부터 출발했다는 것이다. 일전에 샹송의 여왕 에디트 피아프의 러브스토리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한때 그녀의 애인이었던 가수이자 영화배우, 이브 몽땅이 바로 고엽(Les feuilles mortes)을 처음 부른 가수다.


이탈리아에서 온 가난한 무명가수였던 이브 몽땅. 그는 파리의 공연장, 물랑루즈에서 에디트 피아프를 만나 연인이 되었다. 당시 에디트 피아프가 잘나가는 샹송 가수였던데 반해 이브 몽땅은 인지도도 전혀 없고., 가수로서의 자질도 많이 부족했다.


사랑 앞에서만큼은 열정적이었던 에디트 피아프는 가진 건 큰 키와 잘생김 뿐이었던 남친에게 무대 위에서의 쇼맨쉽, 가창력 등을 전수해주고 동시에 내로라하는 유명인들에게 소개도 시켜주었다. 그 덕에 이브 몽땅은 얼굴도 크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1946년 <밤의 문>이라는 프랑스 영화에 주연으로 발탁되고, 그가 영화 속에서 부른 '고엽'이란 OST는 큰 인기를 끌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lfFt5PpL-4


특히 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공연장이나 방송에서 부른 덕에 더욱 유명해졌는데 미국의 작곡가, 자니 머서가 1951년에 'Autumn Leaves'란 제목을 붙이고 영어 가사를 만들면서 미국 내에서도 더 큰 인기를 끌게 되었다. 얼마나 인기를 끌었는지 노래 제목과 같은 'Autumn Leaves'라는 영화가 개봉할 정도였다. 이때 재즈가수, 냇 킹 콜(L-O-V-E 노래의 원곡자)이 영화에서 이곡을 노래함으로써 프랑스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게 되었다.


에디 히긴스 역시 <Autumn Leaves>를 좋아했기에 이 곡을 자신의 트리오가 연주할 수 있도록 편곡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 샹송으로 시작한 노래가 영어 가사를 붙인 후 팝 음악이 되고, 재즈 스탠더드로 되는 과정에서 무려 800여 명에 달하는 뮤지션들이 이 곡을 부르거나 연주했다고 한다.


짙어가는 가을 밤,  이브 몽땅의 <고엽> 그리고 에디히긴스 트리오의 <Autumn leaves>를 들어보면  어떨까? 당신의 가을이 보다 운치있고, 낭만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https://brunch.co.kr/@missko9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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