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가성비 최고 비에이&후라노버스투어 2

흰 수염 폭포를타고 요정의 집닝구르 테라스로~

by missnow

비에이 패치워크 관광이 끝난 후 투어버스를 타고 시로가네 온천마을로 이동했다.

온천 입욕과 흰 수염 폭포 관광은 자유시간이었기에 나는 우선 온천을 하기로 했다.

온천 내부는 크지 않았지만 특색 있는 탕들과 함께 노천탕 있었다.

이색적인 풍경에 이끌려 노천탕에 들어가니 눈 덮인 나무들이 보이고 마침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모든 스트레스를 얼려버릴 것 같이 공기가 굉장히 차가워서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고, 차가운 공기와는 달리 탕 속은 뜨끈뜨근해 묵은 피로를 녹여주는 것 같았다.

평소 뜨겁고 답답한 게 싫어서 온천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노천탕은 꽤 즐거운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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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수염 폭포도 관광해야 했기에 짧게 노천욕을 즐긴 후 씻고 다시 건물 밖으로 나왔다. 온천장에서 바로 흰 수염 폭포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어서 곧바로 폭포까지 갈 수 있었다.

겨울이라 폭포수가 많이 흐르진 않았지만 거대한 빙벽, 눈, 푸른 물색이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오늘의 일행들은 인증샷을 찍은 후 서둘러 버스로 돌아갔다. 나는 거의 집결 시간 직전까지 폭포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을 깨끗하게 씻어 내주는 듯한 푸르름과 모든 소리를 다 뒤덮어 버리는 폭포의 소리에 답답했던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온천욕과 흰 수염 폭포 관광을 마친 후 다시 투어 버스에 올라 청의 호수로 향했다. 겨울이어서 그런지 오후 4시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하늘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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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의 호수에 도착. 아쉽게도 청의 호수는 눈 이불을 덮고 있어서 소문의 에메랄드빛의 호수는 볼 수 없었다. 비에이 패치워크에 이어 겨울철 청의 호수의 주인공도 호수가 아닌 주변을 둘러쌓고 있던 눈 쌓인 나무들이었다. 푸른 호수를 보지 못했지만, 청의 호수의 겨울 풍경이 그림엽서처럼 아름다워 그리 아쉽진 않았다.


청의 호수를 뒤로하고 버스는 이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닝구르 테라스에 도착했다. 닝구르 테라스는 프린스 호텔에서 운영하는 부대시설인데 호텔 옆 숲길로 들어가면 통나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 보인다. 그 풍경이 마치 동화마을 속 요정의 집 같았다. 낮에 보면 또 나름의 운치가 있는 장소겠지만 밤에 오니 조명이 설치된 통나무집들이 따스하게 어둠을 밝히고 있어 더욱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상점마다 개성 있는 소품들을 팔고 있었는데 상점이라기보다 작은 갤러리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 상점들을 구경하다 페이퍼 워크의 집이라는 상점에서 비에이, 후라노의 풍경을 담은 페이퍼 아트워크 소품을 산 후 카페에 들러 이곳의 명물 구운 우유를 마셨다. 우유라기보다 아주 고소하고 부드러운 소프트 아이스크림에 더 가까운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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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명소가 있거나 체험 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만 파는 소품들 그리고 하염없이 바라만 봐도 시간 가는 줄 모를 것 같은 이곳의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아쉽게도 관광 시간이 40분 정도밖에 주어지지 않아서 느긋하게 이곳을 즐기지 못해서 아쉬웠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상점들을 구경하고 커피숍에 앉아 이 풍경을 좀 더 느긋하게 눈에 담고 싶었다.


7시가 조금 넘어 출발지인 삿포로역에 도착했다. 나는 근처 쇼핑센터에 들러 아이쇼핑을 한 후 락교라는 식당에서 이곳의 대표 메뉴인 수프 카레를 주문했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늦은 시간이어서 손님이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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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 카레는 약간 묽은 뼈다귀 해장국에 카레와 신선한 야채, 고기를 가득 넣어 푹 끓인 맛이었다.

신선한 채소가 가득 들어가서 감칠맛이 뛰어났고 국물은 산뜻했다. 뜨끈한 수프 카레를 먹으며 나는 오전부터 빡빡하게 채워나간 오늘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곳이 좋다는 느낌보다 아 여기 살고 싶다고 느낀 여행지들이 있는데 덴마크가 그랬고 홋카이도가 그랬다.

홋카이도는 여행지로도 좋지만 살고 싶은 곳에 가까웠다. 실제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비에이, 후라노 지역에 살고 싶다.

비에이, 후라노 지역은 지평선 가득 펼쳐진 대지 위에 도톰히 눈이 쌓여있어 마치 도시 전체가 눈이불에 감싸인 듯한 느낌을 준다.

여러 겨울 나라에 가봤고, 꽤 많은 설경을 봐왔지만 차갑기보다는 눈 속에 안겨 있는 듯한 포근한 느낌을 주는 설경은 비에이, 후라노 지역이 처음이었다.


버스 투어가 아니었다면 하루 안에 이 멋진 광경을 다 눈에 담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애초에 버스나, 기차로는 겨울철 비에이, 후라노 지역을 관광하는 데 한계가 있다.

패키지여행상품을 평소 선호하는 편도 아니고 여유 있게 관광할 수 없는 점은 아쉽긴 했지만 다음에 이곳에 여행을 오게 되면 또다시 버스 투어를 선택할 것 같다.

일정과 비용에 제약이 있는 여행자에게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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