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자존감이라는 연옥의 늪

by MissP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


자존감.

자아존중감.


자아존중감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이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


스스로 자존감을 느끼는가?


만약 당신의 옆에 누군가 우울해하고 있다. 하던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거나, 애인이 바람을 피워 이별을 했다거나, 애절한 짝사랑 중이라거나, 가족과의 관계에서 깊은 절망감을 느꼈다거나, 투자로 전 재산을 날렸다거나, 사기를 당했다거나, 몸을 다쳐 움직이기가 어려워져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 그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자신이 부족하다고 자괴감에 빠져 자신을 미워하고 심지어 증오하고 있다. 이 사람은 자존감이 없는가?


"자존감을 높여야 해."

".... 상기 이유로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자존감을 높여, 넌 자존감이 낮아."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연애할 때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이럴 때 이런 반응이.."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심심치 않게 자존감이라는 말을 달고 산다.


과연 자존감이란 무엇인가?


자존감 = 자아존중감 = 스스로를 존경하는 마음.


그럼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은 자존감이 없는 것인가? 나는 여기에 공감을 할 수 없다. 그럼 반대로 이유 없이 계속해서 행복해하고 자기를 위대하다 느끼는 것은 자존감이 높은 것인가? 형태와 범위가 측정 불가능한 기준을 놓고 누가 누구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그 말을 내뱉은 당신은 그 사람을 존중하고 있는가?


모든 것은 유동적이다. 계속해서 변화하고 진화하고 쇠퇴한다. 자존감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자존감이라는 것은 어느 한 점에 멈추어 버티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한없이 추락할 때도, 한없이 치솟을 때도 있는 것이다. 자존감이라는 친구는 스스로가 너무 귀하게 여겨질 때도, 때로는 자신이 지독하게 싫을 때도, 스스로를 쓰레기에 비교할 때마저도 당신의 곁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곧 당신이 스스로의 중심을 찾으면 슬그머니 얼굴을 내밀고 고생했다고 토닥여줄 것이다.


스스로를 존경하는 마음. 어떠한 상태일지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받들 어모시는 마음.


그렇기에 누군가의 기준에 흔들리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를 충분히 사랑하고, 미워하고, 때로는 지독하게 싫어하고, 감사하고 또한 아무것도 느끼지 않아도 된다. 세상에서 언급하는 자존감 높아지는 법이라는 감옥에 스스로와 타인을 가두지 말자.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사람이 사실은 매우 단단한 자신을 소유하고 있을 수 있다. 당신이 보고 자존감이 높다고 느끼는 그 사람은 사실 속으로 수많은 두려움에 휩싸여 연기중일지도 모른다. 너무나 힘든 상황에서 웃으며 버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보는 것만으로도 버티기 어려워 죽음까지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 사람은 사실 자신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 자신과의 험난한 싸움중일지도 모른다. 다만, 누군가가 살짝 손을 내밀어 자신의 중심을 잡아주기를 도와주길 기다리면서 말이다.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모두 최선을 다해 버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간당간당한 그들에게 자존감이라는 기준은 되려 지옥으로 끌어당기는 독약이 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기를 열망하고, 관심을 갈망한다. 이면에는 자신이 소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짙게 깔려있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항상 자신을 사랑한다.


자존감이라는 무형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아도 괜찮다. 자존감은 사랑과 한 가지의 형태를 띠고 있다. 무형의 것으로 측정 불가능하고 깊이 또한 알 수 없고 언제나 사라지지 않으며, 당신이 어떠한 상태일지라도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설사 스스로가 지독하게 미워질 때라 할지라도. 그러니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 미워질 때는 과감히 미워하고, 사랑할 때는 한없이 사랑해라. 그 기분과 감정, 상태를 느끼는 것,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그 순간, 자존감이란 탈을 쓴 거짓된 감옥에서 탈출하여 진정한 자존감이라는 이름의 친구와 손을 맞잡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나를 미워하는 나'를 너무 미워하지 마라. 그냥 나를 미워하는 나를 사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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