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하 Sep 23. 2024

합정에서 자취하는 남자

꽤 구체화되는 이상형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어제 합정을 갔는데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좋았냐


1. 길바닥이 하늘색이다.


2. 한 걸음 뗄 데마다 분위기 좋은 카페, 밥집이 있다.


3. 여의도 한강공원과 가깝다.


그러고 보니, 합정에는


4. 춤 학원들이 밀집해 있다.

5. 홍대와 가깝고, 예술인들이 모여있다.

예전부터 예술을 좋아(잘)하고, 자유분방한 남자에게 끌렸다.

고등학생 때 좋아했던 남자가 체육복 뒤에 그림 그리고, 책상에 그림 그리고, 겨울에 반바지 입고 다니고, 과학 빼고는 수업에 집중을 안 했던 사람이었으니 말 다했지.


그 이후로 나를 잘 몰랐을 20살에는 다소 FM적인 남자에도 관심이 갔으나, 결국 서로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버렸고, 나와는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버렸다.

20대 초반에는 이상형을 물어봐도 잘 대답을 못했는데, 만 24세인 지금은 굳이 누가 묻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예전엔 친구랑 같은 남자를 좋아하게 되거나 잘생긴 사람은 연애를 많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물론 연애를 많이 해서 경험을 쌓을 수는 있겠으나) 정말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구나(적어도 나에게는)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합정 사는 사람 만나면 일요일에 그의 자취방에서 자고 월요일에 내 동네로 출근하는 걸 해보고 싶다. 아니면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자고 일요일까지 거기서 노는 것도 괜찮다.

p.s. 어쨌든 끌리는 사람은 그냥 느낌이 온다. 스타일이든, 대화방식이든. 아니면 뭐라 딱 집어 말할 수 없는 그런 게 있다. 뭔가를 이것저것 많이 생각하고 있다면 그냥 인연이 아닌 것이다. 사랑은 인식하기에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딱 한 사람만 찾아 사랑하며 살면 된다고 생각하면, 그리 조급해할 것도 아니다.

남자친구가 없어서 좋은 점은 정말 가고 싶은 내 취향인 곳들을 돌아다니면서, 언젠가 마주칠 순간을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다. 우연히 들려오는 대화를 통해 사람들은 참 다양한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로운 순간이 전혀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혼자 보내는 하루하루도 둘이서 보내는 날 못지않게 낭만과 사랑으로 가득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래의 상대도 그러고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보고 있니^^ 뭐 하고 있냐

24.09.23 6:03 PM








작가의 이전글 선(善)의 존재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