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고백
도쿄에서의 마지막 날 밤이다. 호텔 맨 위층에는 카페가 있다.
로손 편의점에서 아사히 드라이 맥주와 순살 치킨 닭다리를 하나 사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치킨은 다 먹고 맥주가 조금 남았을 때쯤 구석에 있는 도쿄의 야경이 보이는 소파로 자리를 옮긴다.
옆 자리에서 한국어가 들린다.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니지만 그들이 딱히 나를 상관 쓰지 않고 할 말을 다 하는 바람에 대충 남자가 여자에게 자신의 사랑을 여러 가지 명사 동사 부사 등을 섞어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들은 꽤 오래된 친구이며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고 있었을 때 여자는 한 번 이상의 연애를 했고
그 연애의 결말은 딱히 좋지 않았으며
아마 상대측 남자가 별로 좋은 인간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 남자의 말에 따르면 아마 여자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남자는 부정적인 대답을 예측하고 있으나,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말을 하기로 했다고 했다.
여자는 본인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있는 듯 약간은 통이 넓은 바지를 입고 모자를 썼고 힙합 장르의 춤을 추는 사람으로 보였다. 그에 비해 남자의 패션은 평범한 축에 속했고 얼굴에서도 별다른 특징은 딱히 찾을 수 없었고, 금방 잊힐 듯한 얼굴이었다.
결론이 나지 않는 긴 이야기가 끝난 후,
여자는 지친 듯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하였고,
남자도 이어 다녀오겠다고 했다.
나도 내일 오전 비행기를 위해 자리를 떴다.
거절당할 것을 예상하지만 고백을 하는 것.
현명한 선택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