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LODY Nov 03. 2022

반려견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아파서 아무것도 못하고 눈만 뜨고 보고 있는 코비

늦은 오후 코비는 뒷마당에서 신나게 뛰면서 간식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갑자기 얼굴을 화단 흑에 파묻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그러기를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이다. 

얼굴이 가려워서 그러는 건가?

아니면 벌레한테 물린 건가?

얼른 안아서 얼굴을 보았다.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얼굴에 흑이 잔뜩 묻어서 샤워를 시키기로 했다.


샤워를 시키는데 여느 날과 다름없이 두발로 내 팔을 잡고 내가 씻겨주는 데로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얼굴을 씻기려는 순간 심하게 저항하는 게 아닌가.

그러기를 반복하더니 갑자기 두발을 내리더니 앉았다.

착하다고 칭찬 몇 번 해주고 샤워를 계속시켜줬다.

그런데 갑자기 구토를 하더니 급격히 넘치던 힘이 빠져버렸다.


얼른 수습하고 비누거품을 헹구고 수건으로 닦고 털을 말리기 위해 따뜻한 뒷마당으로 나갔다.

그 후로 두 번의 구토를 하고는 잔디 위에 누워버리는 게 아닌가.


샤워 후 추워서 몸은 심하게 떨고 있었고 코비의 몸은 축 쳐져있었다.


보통 때라면 샤워 후 너무 좋아서 털을 털면서 온 집안을 뛰어다녀야 하는데 눕혀준 데로 그대로 누워있었다.

말 못 하는 코비는 표정으로 어딘가가 심상치 않다고 표현은 했지만, 진정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그 좋아하는 산책을 가자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고 1시간가량 누워있었다.

원인을 알 수가 없어서 병원에 가야 하나 하고 망설이고 있는 찰나에 일어나더니 몸을 털며 털을 말리고

갑자기 코비의 밥을 먹기 시작했다.


휴.


한 번씩 이렇게 구토를 하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긴 하지만 

이번처럼 놀랜 적은 없었다.


반려견을 키우면서 반려견이 아플 때면 식구들 모두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말을 못 하는 코비는 얼마나 답답할까?


누워서 눈만 말똥말똥 뜨고 있는 코비 모습에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아 자리를 비울 수가 없었다.

강아지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코비는 조용히 나를 반겨주고 늘 옆에서 지켜주는 그런 나의 소중한 존재다.

늘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했던 나에게 휴식과 조용함을 준 코비인데...

이런 날은 코비가 어디가 아픈지 어떻게 아픈지 마구마구 말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병원을 가지 않는 한 눈빛만으로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코비야..

아프지 말자..


작가의 이전글 2022년 11월 1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